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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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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19 좋아요 4 2017-11-08

성형 열풍에 대한 단상

 

 

 

몇 년 전, TV 방송에 속칭 ‘선풍이 아줌마’라는 사람이 소개되었습니다. 시작은 간단한 성형수술이었다고 합니다. 하지만 허가 받지 않은 성형물질을 이용해 병원도 아닌 무허가업소에서의 비의료인에게 받은 것이었습니다. 그 횟수가 점차 증가하면서 무분별한 수술의 합병증으로 인해 더 많은 성형수술이 필요하게 되었습니다. 성형수술의 합병증과 그로 인한 정신건강 문제로 고통을 겪는 ‘선풍기 아줌마’의 사연은 큰 사회적 이슈가 되었고 무분별한 성형수술에 대해 경종을 울리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로부터 몇 년이 지난 지금은 어떨까요?
고등학교 3학년의 수학능력평가 시험이 끝난 후, 강남의 성형외과 의원에는 환자들이 넘쳐납니다.
최근 소득 수준의 향상, 성형수술 기술의 발달, 경기 침체로 인한 취업난, 능력보다는 외모를 중시하는 사회적 풍토, 작고 입체적인 얼굴을 선호하는 서구화된 미의 기준 등이 원인이 되어 성형수술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이 성형공화국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고등학교를 졸업하거나 취업을 앞둔 학생이 쌍꺼풀 수술이나 코 성형수술을 하지 않으면 오히려 이상하다는 말이 있을 정도입니다. 더욱 놀라운 것은 성형수술을 하는 환자의 나이가 고등학교 3학년에서 고1, 중3 등으로 점점 낮아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사회적 분위기에서 우리는 무엇을 유념해야 할까요?

 

 

 

첫째, 성형수술은 고도의 전문성을 요하는 의료 행위이므로, 적절한 교육과 수련 과정을 이수한 성형외과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수술비가 더 싸고 접근성이 더 좋다는 이유로 비전문의 혹은 무허가 비의료인에게 성형수술을 받을 경우, 치료하기 힘든 합병증으로 고통을 받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둘째, 단순히 더 예뻐지거나 섹시해 보이기 위한 과다한 미용 수술은 자칫 걷잡을 수 없는 나락으로 빠질 수 있으므로 적당한 절제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셋째, 앞서 언급한 것처럼 최근 여러 가지 이유로 너무 어린 나이에 성형수술을 받는 경향이 있습니다. 아직 성장 중인 청소년이 과다한 성형수술을 받거나 그로 인해 합병증이 생길 경우, 성장에 심각한 장해를 줄 수 있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넷째, 성형수술은 반드시 겨울에 받아야 하는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겨울에 성형수술이 몰리면, 의료인과 의료기관의 피로 현상으로 합병증 비율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성형수술은 여름에 받아도 겨울과 마찬가지로 안전합니다.

 

최근 한국의 성형 기술의 수준이 높아지면서 중국을 비롯한 동남아시아 여러 국가에서 성형수술을 받기 위해 오는 의료 관광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특히 대중문화의 한류 열풍과 맞물려 더 큰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이는 의료 관광 분야의 선도국이라는 국가 위상의 측면 뿐 아니라 경제적으로도 매우 바람직한 현상으로, 한국 성형외과학계가 국가에 크게 공헌하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원래 성형외과학은 외과에서 생겨난 의학의 한 분야로 선천적 기형이나 외상 등으로 심한 미용적 추형을 가진 환자를 치료하기 위해 탄생했습니다. 심한 추형 때문에 사회적으로 고립되었던 환자들이 성형수술 후 미용적 자신감을 회복하여 사회로 복귀할 수 있으며, 그 동안 겪었던 극심한 정신적 고통에서 해방될 수 있습니다. 성형수술은 이런 환자들에게는 반드시 필요한 의학 분야입니다.

 

성형외과 전문의로서 무분별한 성형 열풍이라는 세태가 깊이 우려되지만, 앞서 언급한 성형외과의 사회적 공헌에 대해서도 하소연 하고픈 간절한 마음이 듭니다.

 

 

글. 서울대학교병원 성형외과 최태현 교수

 


* 본 정보는 서울대학교병원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