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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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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65 좋아요 3 2018-01-22

 2018년에는 소확행(小確幸)하세요

 

  

 

‘소확행(小確幸)’이라는 말 들어보셨나요? ‘작지만 확실한 행복’이라는 뜻으로 2018년을 가늠하는 여러 가지 키워드 중 많이 언급되는 단어입니다. ‘소확행’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에세이에 나오는 말인데요. 소확행이 트렌드로 부상하면서 사회 곳곳에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소확행이란?

무라카미 하루키는 수필 '랑겔한스섬의 오후'에서 ‘갓 구운 빵을 손으로 찢어서 먹는 것’, ‘서랍 안에 반듯하게 접어 돌돌 만 속옷이 잔뜩 쌓여 있는 것’, ‘새로 산 정결한 면 냄새가 풍기는 하얀 셔츠를 머리에서부터 뒤집어쓸 때의 기분’, ‘겨울밤 부스럭 소리를 내며 이불 속으로 들어오는 고양이의 감촉’ 같은 것들을 '소확행'이라 표현했는데요. 이 용어가 2018년 키워드로 뽑힌 이유는 살기 팍팍한 사회 분위기 속에서 일상적인 일을 통해 소소한 행복을 추구하는 사람들이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달라지고 있는 라이프 스타일

예전에는 맛있는 음식을 먹기 위해 값비싼 레스토랑에 갔습니다. 하지만 지금의 젊은 세대는 편의점 도시락을 사서 캔 맥주와 함께 마시며 만족감을 느끼는데요. 실리적인 선택으로 행복을 얻는 것입니다.

여행을 즐기는 방법에서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데요. 돈을 모아 외국으로 떠나는 여행보다 가까운 곳으로, 자주 떠나는 여행이 떠오르고 있습니다. 특히 주말을 이용해 집 근처로 휴가를 떠나는 ‘위켄드 겟어웨이’(weekend getaway)가 부상을 하며 관련 숙박 상품도 많이 등장했는데요. 집 근처 호텔에서 1박을 즐기는 ‘호캉스(호텔+바캉스)’ 상품은 긴 휴가를 갈 수 없다면 짧은 휴가라도 자주 가겠다는 사람들의 의지가 반영된 결과입니다

  

< tvN 삼시세끼 (출처 : tvN 공식 홈페이지)>

TV프로그램도 예외는 아닌데요. 대표적으로 tvN의 ‘삼시세끼’를 들 수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의 포맷은 단순합니다. 놀고, 일하고, 먹는 출연자들의 일상을 보여주는 것이 전부인데요. 이걸 무슨 재미로 볼까 하는 의문이 들지만 이 평범한 일상이 시청자들의 마음을 끌고 있습니다. 삼시세끼는 소확행의 삶을 살기 원하는 시청자들의 욕구가 만들어낸 프로그램이라고 할 수 있는데요. 현재 일상 속에서 행복을 찾고 싶어 하는 시청자들이 삼시세끼를 인기프로그램의 반열에 올려놓은 것입니다.

 

   행복을 찾는 소비 늘어 

‘소확행’은 소비패턴에도 영향을 끼치고 있는데요. 명품 대신 식품관에 힘이 실리고 있습니다. 2년 전 문을 연 판교 현대백화점 식품관에 입점한 식료품업체 ‘이탈리’에서는 1000여종에 이르는 이탈리아 식료품을 구입할 수 있는데요. 이 점포에는 매일 평균 1만 명이 찾고 있으며, 지난해 7800억 원의 매출을 올렸습니다.

이런 인기를 반영하듯 신세계백화점, 롯데백화점, AK플라자 등 유통업체들은 프리미엄 식품관을 앞 다퉈 열었는데요. 백화점 업체들의 지난 7년 간 품목별 매출을 살펴보면 식품군은 연평균 6.2%의 성장을 보였습니다.

 

취향을 자극하는 제품이 큰 인기를 끌기도 합니다. 일례로 카카오 프렌즈로 디자인한 카카오 미니, 네이버의 라인 프렌즈 등 인공지능 스피커가 많은 관심을 받았는데요. 카카오 미니는 출시 9분 만에 15000대가 동났고, 라인 프렌즈는 1, 2차 판매에서 모두 매진되었습니다

 

  부동산 시장에도 소확행

오피스텔 시장에서 2030세대가 주 수요층으로 부각하면서 주거 만족도를 높이는 ‘소확행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데요. 소확행 부동산은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입지에 있는 오피스텔을 말합니다. 자신들이 원하는 행복가치를 누릴 수 있는지 여부가 오피스텔을 선택하는 기준이 되고 있는 것이죠

 

  해외 유사 사례

‘소확행’은 우리나라에만 국한된 것은 아닌데요. 미국 브루클린에서 유행하는 '100m 마이크로 산책(Micro Walks)'도 소확행 현상 중 하나로 꼽힙니다. 구석구석을 세밀하게 관찰하는 마이크로 산책은 말 그대로 '현미경 탐험'인데요. 100m 공간에서 생겨나는 작은 변화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1 365일 카메라에 담는 식입니다.

하룻밤 만에 잎을 두 개 창조해 낸 클로버, 새 둥지 위에 드리워진 흙더미, 바닥에 뒹구는 해바라기 씨앗 등 어제와 달라진 오늘을 관찰하며 소소한 기쁨을 느끼는 것입니다.

 

이외에도 ‘고용한, 한적한’의 뜻을 가진 '오캄’(Au calme)은 평온한 정신 상태를 유지하는 프랑스인의 생활 방식을 의미합니다. 스웨덴 사람들의 삶의 철학을 나타내는 '라곰’(LAGOM) '너무 적지도 너무 많지도 않은' 것을 뜻하는데요. 집을 화려하게 꾸미기보다 허브를 기르며 공간을 소박하게 채우는 것을 말합니다. ‘편안함, 따뜻함, 아늑함’을 뜻하는 덴마크어 ‘휘게’(Hygge)는 정서적인 편안함과 안정감에 중점을 둔 덴마크인의 삶의 방식을 지칭하는데요. 모두 소확행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확행 열풍은 다원화되고 복잡해진 세상에서 좀 더 행복하게 살고 싶은 사람들의 욕구가 불러일으킨 현상이라 생각됩니다. 소확행이 모든 고민의 답은 아니겠지만, 소소한 일상에서 행복을 느낀다면 고민은 줄어들지 않을까요? 나만의 소확행을 찾아 보시길 바랍니다



* 본 정보는 기획재정부 블로그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