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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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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72 좋아요 2 2018-02-07

작심삼일 블랙홀

의지력의 문제, 마시멜로 효과  

 

 

연말 연시에 세웠던 2018년 계획, 잘 지켜가고 있을까? 대부분의 사람들이 이런저런 신년 다짐과 각오를 세우고 실천에 들어갔지만 불과 몇 일, 길게는 몇 주가 지나가는 시점에서 신년다짐들이 작심삼일로 끝나지 않고 여전히 잘 지켜지고 있는지 궁금하다.

새로운 시작을 맞아 새로운 다짐을 하는 것이 사람들의 보편적인 정서이다. 하지만 유혹 앞에서 다짐이 쉽게 허물어지는 것 또한 보편적인 현상이다.

 

의지력의 문제 VS 뇌의 인지능력 한계 

 

 

 

고대시대 때부터 이어져 오는 새로운 시작을 맞아 다짐하는 신년다짐은 얼마나 오랫동안 지속될까? 조사 결과 1주일 만에 22%, 1달이 지났을 때는 40%, 6개월 후에는 60%, 무려 2년이 지난 후에는 81%가 포기 했다. 2년 이상 다짐을 지켜가는 사람은 고작 19%에 불과하다는 말이다. 이 조사를 대입시켜 볼 때에 2주일이 지난 시점에 신년다짐을 포기하는 비율은 약 30% 내외가 될 것으로 추측해 볼 수도 있다.

 

굳은 각오로 한 다짐들이 쉽게 허물어 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외국의 심리학 작가는 작심삼일은 뇌의 인지능력 한계 때문이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는 흥미로운 기사가 났던 적이 있다. 심리학에서는 뇌가 한 번에 다룰 수 있는 정보 단위의 개수는 ‘7±2’라고 한다.

 

남자들의 새해 흔한 각오 중의 하나가 담배 끊기이다. 담배를 끊겠다는 새해 다짐이 오래 가지 못하는 것은 의지력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인지능력의 한계 때문이라는 것이다. 우리의 뇌는 기대하는 것 보다는 한계가 커서 새해 첫 날의 결심 같은 복잡한 정보를 계속 처리하기가 힘들다는 것이다.

 

실험으로도 입증된 미국 스탠퍼드 대학교의 연구 결과가 있다. 한 집단에는 복도를 걸어가며 두 자리 숫자를, 다른 집단에는 일곱 자리 숫자를 계속 기억하게 하면서 샐러드와 초콜릿 케이크 중 하나를 선택하게 했다. 그러자 일곱 자리 숫자를 기억한 집단에서 초콜릿 케이크를 고른 비율이 샐러드를 고른 사람의 두 배나 됐다. 뇌가 일곱 자리 숫자를 처리하는 데 버거워 몸에 좋고 나쁜 음식을 판단할 여유가 없다는 것이었다.

 

중요한 일을 먼저 처리하고, 복잡한 일은 나눠서 하는 치고 빠지기식 정보처리를 개인적인 경험을 통해 뇌가 습득한 경우에는 약속을 지키기 쉽다고 분석한다. 남자들의 담배 끊기를 위해서는 흡연 충동을 의지력으로 억제하기 보다는 아예 마음에서 지우는 인지능력을 터득 했느냐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늘도 담배를 참았다는 것보다는 운동을 하느라 담배 생각이 안 났네라고 생각하는 것이 좋다.

  

기회가 닿을 때 마다 야금야금? 마시멜로 효과

 

 

 

한국에서 베스트셀러가 된 마시멜로 이야기에 나오는 실험은 사람이 유혹에 얼마나 취약한 지를 잘 보여준다. 선생님은 꼬마들을 대상으로 한 명씩 맛있는 마시멜로를 준다. 그리고 그 마시멜로를 5분 동안 먹지 않고 참으면, 돌아와서 그만큼을 더 준다고 약속한 뒤 아이를 방에 혼자 남겨두고 나간다.

 

꼬마들의 모습이 인상적이다. 선생님이 방을 나가자마자 바로 마시멜로를 먹어버리는 아이도 있었고, 한 동안 뚫어지게 마시멜로를 쳐다보다 결국은 못 참고 먹는 아이도 있었다. 창 밖을 쳐다보면서 애써 다른 곳으로 눈길을 돌려 눈 앞에 있는 마시멜로의 존재를 무시하려고 노력하는 아이도 있었다.

 

끝까지 유혹을 이겨내고 두 배의 마시멜로를 받은 아이들은 대부분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려 노력한 아이들이었다. 순간적인 유혹을 이겨내고 당장의 만족을 뒤로 미룰 때 더욱 큰 보상이 기다리지만 대부분의 아이들은 잠깐의 유혹에 굴복하고 만다. 마시멜로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을 추적조사 한 결과 당장의 유혹을 이겨냈던 아이들은 그렇지 못한 아이들보다 장기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았다.

 

굳은 각오로 한 다짐들이 쉽게 허물어 지는 이유는 무엇 때문일까? 신년 다짐을 잘 지켜나가기 위한 많은 조언들이 쏟아지는 가운데에 특히 귀를 기울여야 할 목표가 구체적이어야 한다. 아무리 좋은 내용의 다짐이라도 목표가 두리뭉실 하고 실천 방법이 구체적이지 않으면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더불어 구체적인 목표와 함께 자신의 다짐을 상대방에게 알림으로써 주위 시선에 의한 강제성을 스스로 부여하는 것도 작심삼일을 넘어서는 방법이다. 작심삼일에 무너진다면 결국 마시멜로에 굴복한 아이들과 별반 다르지 않을까?

 

지금은 차가울지라도, 나중을 위한 뜨겁게 

 

 

 

결국 자극이 우리에게 미치는 영향은 그것을 우리가 정신적으로 어떻게 상징하는지에 좌우된다는 이야기다. 욕구를 자극하는 상징은 그 자극의 뜨거운 특성에 초점을 맞춘다. 마시멜로의 쫀득쫀득하고 달콤한 맛을 음미할 때나 담배 연기를 들이마실 때의 그 몽롱한 느낌 같은 것 말이다.

 

이 뜨거운 초점은 자동으로 충동적 반응을 일깨우며, 그래서 먹어버리거나 피워버리고 싶게 한다. 반면에 차가운 상징은 그 자극의 더 추상적이며 인지적이고 정보적인 측면에 초점을 맞춘다. ‘그것은 하얗고 둥글며 부드러우면서 자그마한 먹을거리다.’ 그리고 추가적인 유혹을 배제한 채 그것이 어떠한지를 말해준다. 덥석 움켜쥐는 대신차갑게 생각하도록이끄는 것이다.

 

스스로를할 수 있는 사람’, 즉 노력을 들이고 인내하고 긍정적 결과를 능동적으로 만들어낼 수 있는 사람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은 자제력을 통해 목표를 달성하면 더 강화된다. 어려서부터 더 큰 보상을 잘 기다릴수록 그리고 그런 성취를 가능하게 하는 인지적, 정서적 능력이 뛰어날수록, ‘난 할 수 있어사고방식이 강해지며 더 어렵고 새로운 과제를 맞아들일 준비가 잘 갖춰진다. 시간이 흐르면서 자주의식을 경험하게 되면 새로운 기술을 습득하는 것이 그 자체로 보상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