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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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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77 좋아요 2 2018-03-09

소리 없는 싸움

고부갈등

 

 

 

설 명절을 보낸 지 어언 한 달이 지나간다. 한달 전 바로 시()자가 들어가는 가족의 동굴 속으로 몇 일 동안 들어갔다온 후 분위기가 화기애애한 가정이 있는 반면 반대인 가정도 있을 것이다. 시댁, 시어머니와의 고부갈등은 명절 전후로 각종 게시판에서는 투표부터 하소연이 남녀간의 성 대결로 이어지기도 한다. 명절을 지낸 후 고부갈등의 바람을 억누르지 못하는 경우에는 부부가 서로 등을 돌리는 이혼도 점차 늘어나고 있다. ‘시월드속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불편한 관계는 언제까지 시험기간에 놓이게 되는 것일까?

 

 

명절은 고난주간? 시어머니와의 갈등

갈등을 국어사전에서 찾아보면 1) 상반된 견해, 처지, 이해 등이 얽히어 모순을 이루는 복잡한 관계, 2) 마음 속에 두 가지 이상의 욕구들이 동시에 일어나 갈피를 못 잡고 괴로워하는 상태라고 나타나 있다. 고부 갈등은 시어머니와 며느리의 관계, 가정 내의 위치와 견해나 이해의 차이로 인해 일어나는 충돌이다. ‘벙어리 3, 귀머거리 3, 장님 3이라는 표현을 한 번쯤을 들어봤을 것이다. 바로 시집살이를 하는 며느리를 두고 하는 말로 부당한 대우가 있더라도 말을 하지도, 귀담아 듣지도, 눈을 감고 견뎌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있다. 바로 ()월드이다.

 

이러한 고부 갈등은 어디서부터 시작되는 것일까?

여자의 정체성은 아버지, 남편, 아들에 의해 결정된다는 것이다. 아들의 어머니로서 정체성을 가진 시어머니와 한 남자의 아내로서 정체성을 가진 며느리는 같은 남성을 놓고 우위를 확보하려는 적대적인 관계, 그리고 남편의 집안가풍에 맞춰 살 것을 요구를 받는 사회구조적인 영향이다. 또 일명 금수저부터 흙수저까지 결혼 시 예물, 예단, 혼수 등 양쪽 집 안의 경제력이 주도권을 가지는 사회로 인한 새로운 형태로 고부갈등이 등장되는 경우도 많다. 사회구조적인 구조상 우리나라 가족이 있는 곳이라면 어느 정도 고부갈등이 있겠지만, 시어머니, 남편(아들), 며느리의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고부갈등의 요소가 표면으로 드러나지 않을 수도 있고, 약하게 혹은 심각하게 나타날 수도 있다.

 

 

하나 하나 모두 소중한 감정

 

 

 

애니매이션 영화 인사이드아웃은 미처 알지 못하고 지나갔던 감정들을 만날 수 있게 해준 영화이다. 다른 지역으로 이사를 가면서 낯선 환경에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 라일리에게 라일리 머릿 속 감정콘트롤이라는 본부에서 잃어버린 행복을 되찾아주기 위해 기쁨, 슬픔, 버럭, 까칠, 소심이라는 다섯 감정의 모험을 그린 영화이다.

 

다섯 감정이 존재하는 의미가 모두 다르지만 이러한 감정들은 를 표현하는 지표가 아닐까 싶다. 고부간의 갈등으로 눈칫밥으로 소심해 질 때도, 또 화나는 감정으로 까칠하고 버럭할 때도, 슬프고 즐거운 일들을 함께 나누고 싶은 슬픔과 기쁨이라는 감정이 하나씩은 모두 있을 것이다. 이 다섯 가지 감정들은 모두 소중하기 때문에 애써 숨기려고 한다면 어느 한쪽 감정에 치우칠 것이고 감정의 깊이나 혹은 타인에 대한 이해에도 제한이 생기기 때문이다. 서로 감정을 공감하면서 매 순간 그 상황에 집중한다면 해결 방안을 찾고 극복할 수 있을 것이다.

 

 

서로 다르지만, 점수 따는 말 한마디

 

 

 

고부갈등의 벽을 넘지 못하고 부부간의 등을 돌리는 이혼도 명절이 지난 후 적지 않다. 부모님 세대에 비해 나아졌다고는 하지만, 그래도 결혼한 여자들은 시월드라는 공포를 마음 한 구석에 담아두고 있다. 서로 다르지만 가족이 되기 위해서는 복수의 칼날이 아닌 어렵고 불편한 시간 이 또한 지나가리를 마음 속에 새기며 지내는 것이 누구나 공감하는 현실이다 명절, 직장과 육아 사이에 고군분투하느라 일은 시어머니 마음에 쏙 들지는 못하지만 눈치 볼 것 없이 애교 섞인 말 한마디로 분위기를 바꿔보는 것도 좋다.

 

어머니, 날씨 추워지면 관절이 더 아프잖아요. 아프시거나 불편하신 곳은 없으세요?” 안부를 여쭤보는 말 한 마디에도 따뜻한 걱정의 말 한마디로 건네보면 늘 같은 안부를 묻는 것보다는 한결 성의 있게 느껴진다. 명절 일할 며느리는 많지만 음식 준비에 바빠 의외로 사소한 음식물 쓰레기나 바닥에 튄 기름을 닦는 등 부엌일을 쉽게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다. 며느리는 많고 좁은 부엌에서 뭘 할까 멀뚱거리기 보다는 시키지 않아도 할 일을 찾아 국 준비할까요?” 등 먼저 사소한 뒤치닥꺼리를 찾아 센스 있는 며느리로 거듭날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요즘은 고부갈등보다 동서지간으로 고민하는 며느리도 더러 있다. 형님 덕분에 음식 장만이 수월했어요!” 등 따뜻한 말 한마디를 먼저 던져보고  고생한 여자들끼리 모여 잠깐 재밌게 놀다 오자고 제안하며 곰 보다는 여우 같은 며느리가 되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