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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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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00 좋아요 1 2019-04-04

삐뚤어진 마음이 휘두르는 흉기,

갑질의 심리


 

 

잊을 만하면 터지는 문제, 바로 갑질이다. 모 그룹 일가의 폭언, 기업 회장의 직원 폭행, 아파트 경비원에 욕설 등 우리 주변에서는 크고 작은 갑질 행각이 날마다 이어지고 있다. 후배 직원의 실수를 나무라는 것조차 서로 불편한 감정이 앞서는 게 일반적인데 대체 타인에게 막말을 일삼는 사람들의 심리는 무엇일까. 우리 사회에 만연한 갑질 횡포의 심리를 알아본다.

 

 

지금 대한민국은 권력 중독

 

갑질이란, ‘상대적으로 우위에 있는 자가 상대방에게 오만무례하게 행동하거나 이래라 저래라 하며 제멋대로 구는 짓을 뜻하는 신조어다.

2016년 중앙정신보건사업지원단이 실시한 조사에 따르면 응답자 중 66%가 갑질을 당한 적이 있다고 답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갑질 문화는 심각한 수준이다. 또한 갑질을 해본 사람은 25%, 4명 중 1명이 나는 갑질 가해자라고 답했다.

 

그렇다면 과연 갑질을 한 사람들은 행복했을까? 아니다. 갑질 가해자 절반이 갑질 후 심리적으로 불편하고 짜증스러운 부정적인 감정을 느꼈다고 한다. , 갑질 가해자의 71%가 갑질을 하는 것은 자신의 정신건강을 피폐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가해자가 이정도인데 갑질 피해자의 고통은 말할 것도 없다. 가해자 이상의 말할 수 없는 억울함 분노를 느꼈을 것이다.

 

이처럼 가해자와 피해자 모두가 괴로운 것이 갑질이건만, 도대체 이 악순환의 고리가 끊어지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갑질 횡포자의 진짜 심리

 

갑질을 행하는 사람들은 본인의 행동으로 인해 상대가 받을 상처에 대해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고 한다. 나는 고객이고, 상사이고, 선배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여기기 때문이다.

 

고려대 구로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종하 교수는 갑질은 대부분 잘못 형성된 자존감에서 기인한다. 갑질을 일삼는 사람들은 자신이 매우 대단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이런 건강하지 못한 자존감은 상대가 조금이라도 자신을 인정하지 않는다고 생각하면 무시당한다는 생각에 불같이 화를 내거나 폭력을 행사하게 된다.”고 말했다.

 

자존감이 낮으면 행복하지 않을 거라는 인식처럼, 실제로 자존감이 낮은 사람들은 불안한 심리 때문에 우울증을 앓거나 상대적 박탈감을 느껴 분노를 다스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감정은 자신에 대한 신뢰와 노력으로 만든 자존감이 아닌, 경제력이나 명예를 등에 업고 억지로 만들어낸 잘못된 자존감으로 변질된다. 결국 자신이 상대보다 대단한 사람이라고 착각을 하고 타인을 막 대해도 된다는 갑질이라는 흉기를 휘두르는 악마로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건강한 사회를 만드는 첫 걸음

 

결과만 중시하는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살아남은 누군가는 나는 남들보다 우위에 있고 그들과 다르다라는 잘못된 생각을 한다. 그것은 곧 남을 무시해도 괜찮으며 경쟁에서 이겨 쟁취한 당연한 권리쯤으로 여기게 된다. 그렇기에 갑질을 근절한다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갑질을 하는 사람은 자녀에게도 세상은 그렇게 사는 것이라고 가르치고 아이는 부모를 똑 닮은 모습으로 살아갈 테니 말이다.

 

그래도 갑질을 조금이나마 줄이기 위해서는 개인의 도덕성을 비난할 게 아니라 그러한 행동을 할 수 없는 사회구조를 만드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지 않고서는 걸리지만 않으면 그만이라는 안일한 생각으로 악습을 반복할 것이고, 권력이 생겼을 때 갑질을 일삼는 악마가 가 되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남을 질타하기 전에 나 자신부터 돌아보는 것도 중요하다. 갑질을 당한 억울한 기억만 쌓아둘 게 아니라 혹시 내가 누군가에게 상처 준적은 없는지, 갑질 가해자는 아니었는지 반성하는 것이 건강한 대한민국을 만드는 출발점이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