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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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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85 좋아요 0 2019-05-10

줄 세우고 짝 맞추고

대체 내가 왜 이럴까?

강박증

 

 

 

언제부터인가 김영미 씨에게 이상한 습관이 생겼다. 물건을 놓을 때 똑바로 놓아야 하고, 이미 확인한 일도 불안한 마음에 몇 번씩 확인하곤 했다. 처음엔 그저 성격이 꼼꼼한 탓이겠거니 했지만, 점차 생활에 불편함을 느끼자 이대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찾아간 병원. 그녀가 받은 진단은 강박증이었다.

 

 

50명 중 1명 꼴로 강박증 호소

 

강박증이란,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어떤 생각이 계속 떠올라 불안해지고, 그 불안을 없애기 위해 다른 행동을 반복하게 되는 질환이다. 예를 들어 손이 더럽다는 생각을 지우기 위해 손을 씻는 행위에 더욱 집착하는 것이다.

강박증은 50명 중 1명이 앓고 있을 정도로 흔한 질환인데, 특히 20~30대에서 가장 많이 나타난다. 취업 준비와 직장 생활에서 발생하는 스트레스로 인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확인하고 또 해도 불안한 마음

 

강박증에는 다양한 증상이 있는데 흔히 결벽증으로 불리는 청결 강박을 비롯해 확인 강박, 저장 강박, 대칭 집착, 신체 염려 등이 꼽힌다.

 

청결 강박은 더러운 것을 지나치게 두려워 해 버스 손잡이를 만지거나 공중 화장실을 이용하는 것을 힘들어 한다. 또 과하게 오랜 시간 양치를 하거나 깨끗한 옷도 계속 세탁을 하는 등의 강박 증상을 보인다.

 

확인 강박은 혹시 실수가 있을까 싶어 의심하고 또 의심하며 확인하는 증상이다. 가스 불을 껐는지, 문을 잠갔는지를 수시로 확인하다 못해 외출하던 중에도 집으로 되돌아가 이를 확인하곤 한다.

 

다음은 대칭에 대한 집착이다. 물건이 일정한 방향으로 놓였는지, 간격이 똑같은지에 집착하고, 왼쪽 발을 한 번 들었으면 오른쪽 발도 똑같이 들어야만 마음이 편해지는 증상이다.

 

저장 강박도 있다. 가끔 TV에서 물건을 버리지 못해 집에 쓰레기가 가득 차도록 모으는 사람들이 소개되곤 하는데 바로 이 저장 강박에 해당한다. 사용하지 않는 물건도 언젠가는 쓸 일이 있을 것만 같고 모으지 않으면 불편한 생각에 절대 버리지 못한다. 이는 절약정신이 투철한 것과는 전혀 다른 문제다.

 

마지막은 신체 염려다. 실제로 그렇지 않음에도 혹이 만져진다거나 통증이 느껴진다거나 하는 거짓 증상을 느끼거나, 평범할 수 있는 신체 증상들을 큰 병과 연관 지어 곧 죽을 사람처럼 지나치게 걱정하는 것이다.

 

 


 

 

2차 피해 예방 위해선 조기치료 해야

 

강박증의 치료 방법에는 크게 인지행동 치료와 약물 치료가 있다.

먼저 인지행동 치료는 환자가 불안해할만한, 즉 강박행동을 할 만한 환경에 노출시킨 뒤 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처음에는 굉장히 불편하고 불안감을 느끼겠지만 점차 상황에 익숙해지고 강박행동을 하지 않아도 아무 일이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을 스스로 깨달으며 치료 효과가 나타난다. 인지행동 치료는 다른 치료법을 병행하지 않아도 효과가 뛰어나지만, 환자가 하고자하는 의지가 강해야만 성공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두 번째 약물치료는 인지행동 치료에서 효과가 없을 경우 시행한다. 강박증은 뇌세포에 신호를 전달하는 여러 물질 중 세로토닌이라는 신경전달물질이 부족해서 생기는데, 이를 채우기 위해 뇌세포에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 등의 약물을 투입하면 강박증상이 호전된다. 약물치료 환자 중 약 80~90%가 효과를 보이며 확실한 호전 증세를 보이기까지는 약 12주 정도가 걸린다. 하지만 약물치료만 해서는 완전히 치료할 수 없으며, 인지행동 치료가 동반돼야 더욱 효과적이다.

 

강박증을 병으로 인지하지 못하거나 다른 사람들이 이상하게 생각할까봐 증상을 숨겨 치료가 늦어지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강박증은 흔한 질환일 뿐 결코 미친 사람이나 걸리는 정신병이 아님을 알아야 한다. 만약 특정 행동으로 인해 괴로움을 느끼고 있다면 빨리 치료를 받아야 한다. 강박증을 조기에 발견하고 치료함으로써 이로 인해 발생할 가정불화나 우울증 같은 2차 피해까지도 미리 예방할 수 있으니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