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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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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97 좋아요 1 2019-06-07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

쌤통이 주는 즐거움 샤덴프로이데

 

 

 

회사 동기의 승진 소식을 듣게 된 A. 축하할 일이지만 부럽다 못해 질투가 났다. 며칠 뒤, 치명적인 업무 실수로 인해 동기의 승진 발령이 취소됐다는 소식이 다시 들려왔다. 그 순간 A씨는 문득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옹졸한 자신이 부끄럽게 느껴졌다. 평소에 친하게 지낸 동료였음에도 이런 생각이 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인간의 본능에서 찾을 수 있다.

 

 

타인의 행운보다 불행에 미소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는 옛말처럼 타인의 행운에 질투를 느끼거나, 불행을 고소하게 여겼던 경험이 다들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얼마나 흔한 감정인지 독일에는 아예 이런 심리를 지칭하는 샤덴프로이데(Schadenfreude)’라는 단어가 있다. 차마 인정하고 싶지 않은 이 불편한 감정은 도대체 왜 생기는 걸까?

 

하버드대학 심리학과 교수 미나 시카라(Mina Cikara)에 따르면 샤덴프로이데는 지극히 인간적이며 흔한 감정이라고 한다. 그가 진행했던 연구 참여자들은 자신이 부러워하는 사람이 5달러를 주웠다는 소식보다 지나가던 택시로 인해 옷에 물이 튀었다는 소식에 더 기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 리즈대학과 요크대학의 경제학자 피터 하울리와 세라 나이트가 진행한 연구 결과도 마찬가지였다. 취업자들은 주변에 실업자가 많을수록 행복도가 낮아지는 반면, 실업자들은 주변에 같은 실업자가 늘어날수록 더 행복해하는 경향을 보였다. 실업자라는 자신의 열등감 때문에 타인의 불행에 기쁨을 느낀 것이다.

 

 

 

 

 

시기심에서 시작되는 불편한 감정

 

샤덴프로이데의 원인은 시기와 관련 있다. 자존감이 낮을수록 이를 어떻게든 극복하기 위해 애쓰는데, 그 방법이 시기 대상의 불행을 보며 통쾌해하는 것이다.

실제 연구 결과에서도 자존감이 낮은 사람일수록 샤덴프로이데가 강하며, 자신과 연관이 없고 단지 사회적인 편견으로 시기를 하게 된 사람일지라도 그에게 나쁜 일이 생겼을 때 기쁜 감정을 느끼는 것으로 조사됐다. 사회적인 시선 때문에 기쁜 감정을 감출 경우를 우려해 근전도 검사까지 실시했지만, 참가자들은 오직 시기 대상의 불행에만 두드러지게 웃음 짓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중들이 소위 재수 없게여기던 유명 연예인의 몰락이나, 스포츠 스타의 성적 부진을 지켜보며 즐거워하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질투하기보다 자기만의 가치를 찾아야

 

샤덴프로이데는 자연스러운 감정이기 때문에 비난하거나 자책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지나칠 경우 다른 사람에게까지 나쁜 영향을 끼칠 수 있으니 이러한 감정이 더 커지지 않도록 마음을 다스리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대한 딱 맞는 예로 아돌프 히틀러의 유대인 학살(홀로코스트)을 들 수 있다. 당시 오스트리아 빈에 있던 유대인의 인구는 9%에 불과했지만 변호사나 의사 등 전문직의 대부분을 차지하고 있었고, 이에 대한 히틀러의 질투와 열등감이 증오로까지 이어져 무서운 비극을 낳았다고 한다.  

 

영화 모차르트에서도 궁중악사 살리에르가 모차르트의 음악적 재능을 시기한 나머지 그를 정신적인 궁지에 몰아 죽음에 이르게 한다. 모차르트가 죽은 후 살리에르는 행복했을까? 아니다. 죄책감과 후회의 늪에 빠져 평생을 허우적대다 괴로운 생을 마감했다.

 

이렇듯 타인의 불행으로 즐거움을 얻는 건 자기 자신을 무시하고 갉아먹는 일이며, 그럴 시간에 스스로를 더 개발하는 데 쓰는 것이 더욱 의미 있을 것이다. 아울러 다른 사람과 비교하며 우월감과 열등감을 느낄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자신을 인정하고 사랑하는 것이 중요한 일임을 잊지 말아야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