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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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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97 좋아요 0 2020-04-07

똑똑한 사람들이

왜 사이비 종교에 빠질까?

 

 

 

최근 한 종교의 신도들이 코로나19 바이러스에 집단 감염되며 특정 종교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그저 조금 별난 종교인 줄 알았는데 괴이하고도 도 넘은 행각들이 속속 밝혀지자 관심 없던 사람들조차 종일 특정 종교 이야기만 할 정도다.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전염병도 마귀의 짓, 하늘이 돌봐줄 것.”이라 말하는 그들. 신앙을 넘어 추앙에 가까운 맹목적인 믿음의 원인은 어디서 찾을 수 있을까.

 

 

사이비 종교란 무엇인가?

 

교회용어사전에 따르면 사이비 종교는 겉으로는 종교로 위장하고 있으나 종교의 기본 요건(교조·교리·신도)을 구성하지 못하고 비종교적인 목적을 추구하는 단체를 일컫는다. 신흥종교, 유사종교, 사교가 여기에 속한다.

신흥종교란 전통적인 종교인 기독교·불교·이슬람교 외에 새롭게 생긴 종교를 뜻하며, 유사종교는 미신을 믿는 토속종교를, 사교는 범죄에 가담한 종교집단이다.

 

사이비 종교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겉과 속이 다른 이중교리를 가지고 있다. 둘째, 교주를 신격화한다. 셋째,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한다. 넷째, 반사회적이고 비윤리적이다. 다섯째, 기성종교에 적개심을 갖게 만든다. 여섯째, 요행수를 바라고 운명에 기대게 한다. 한마디로 우리 종교만이 최고이며 다른 종교는 모두 사탄이다. 나를 믿지 않으면 종말의 날에 구원받지 못할 것이다.’와 같은 말로 사람들을 홀려 정상적으로 살 수 없게 만드는 암적인 존재가 바로 사이비 종교다.


사이비 종교를 연구하는 전문가들에 따르면 그들의 교리는 허술하기 짝이 없다고 한다. 타 종교 교리를 이것저것 모방해 내용에 모순이 있음은 물론, 교리의 정확한 근거도 없다. 또 핵심 교리를 비밀로 여겨 외부에 절대 공개하지도 않는다.

그렇게 널리, 또 많은 사람과 나누고픈 좋은 종교라고 주장하면서 뭐 이렇게도 은밀하게 활동하는지 당최 모를 노릇이다.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

 

이렇게 허점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매년 수많은 사람들이 사이비 종교에 빠진다.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사람들인가?’ 싶지만 그것도 아니다. 좋은 대학에, 좋은 회사에 다니는 성격 좋고 멀쩡한 사람들이 그러니 더 이해할 수 없다.

 

심리 전문가들은 사이비 종교에 빠지는 이유를 내면의 결핍이라고 설명한다. 가정환경이 불우하거나 마음의 여유가 없는 불안정한 사람은 자기 이야기에 귀 기울여주는 존재에 마음이 끌리기 마련이다. 이렇게 얻어낸 호감에 세뇌를 더해 판단력을 상실시키고, 마침내 삶 전체를 의지하도록 만드는 것이 사이비 종교의 전략이다.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인터넷만 검색해도 사이비 종교를 반박하는 자료가 가득한데 왜 깨닫지 못할까 답답하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여기에도 나름의 이유가 있다. 사이비 종교에서는 인터넷을 보면 영이 죽어 구원될 수 없다.’는 이유를 빌미로 신도들의 인터넷 사용을 차단시킨다. 또 탈퇴하려는 기색을 보이면 신상을 전 신도들에게 밝히겠다며 협박하기도 한다.

 

만약 사이비 종교의 허점을 발견하더라도 자신이 오랫동안 믿어온 신념이 거짓이라는 걸 받아들이기가 매우 어렵다. 이는 단순히 종교 탈퇴가 아닌 삶을 송두리째 뒤엎는 수준의 부담감을 지니기 때문이다.

 

투자한 것이 너무 많아 빠져나오지 못하는 경우도 있다. 시간, , 가족 등 소중한 것을 모두 버리고 종교에만 매달렸는데 이제 와 아무것도 없는 상태로 새로 시작하려니 두려움과 허망함이 앞서고, 결국 계속 그곳에 남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사이비 종교에서 벗어나는 방법

 

사이비 종교를 법적으로 규제할 방법은 없다. 정통 종교를 믿던 사이비를 믿던 대한민국 국민은 종교를 선택할 수 있는 권리가 있기 때문이다. 바꿔 말하면 내가 믿는 종교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면 언제라도 스스로 빠져나올 수 있는 자유가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종교는 종교일 뿐 내 삶과 동일시해서는 안 된다. 종교를 부정한다고 내 삶이 부정당하는 것이 아니듯 말이다.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면 아닌 것이다. ‘다른 사람들은 괜찮다는데 내 믿음이 부족한 걸까? 내가 이상한 건가?’ 자책할 필요도 없다.

 

우리들 역시 올바른 사회구성원으로 돌아온 사람에게 바보도 아니고 왜 그런 것을 믿었냐.’라고 질책할 것이 아니라 그럴 수밖에 없었음을 이해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관용이 필요하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만약 사이비 종교에 빠진 누군가가 지금 이 글을 읽고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보길 바란다. 남의 말에 휘둘려 사는 꼭두각시의 삶이 당신이 원하는 진짜 구원인지에 대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