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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관계의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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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98 좋아요 12 2017-05-10

엄마의 상실감

빈 둥지 증후군

 

  

 

완경(폐경)이 다가온 혹은 겪고 있는 중의  여성은 신체적 이상증상으로 인해 몹시 불안하고 공허해하며 좌절된 상실감으로 인해 더 나아가 실제 질병으로 진행될 수 있다. 완경은 심신을 위약하게 하는 시발점이 아니라, 매우 정상적인 발달과정의 결과이며 인생을 돌이켜보고 새로운 삶을 시작하기 위한 중요한 시기임은 인지하고 함께 공감하기 위한 준비의 기간이 아닌가 싶다.

 

 

상실감으로부터 오는 빈 둥지 증후군 

 

 

 

일반적으로 대한민국 여성들은 20~30대에 결혼을 하고 자식를 낳아 성장하는 과정을 바라보며 자식 스스로 독립할 수 있는 시기까지 정성을 다하며 오로지 자신은 뒤로한 채 사랑하는 아이를 위해 헌신을 다하며 살아간다. 아이가 자라 자신만의 가치관이 생기고 스스로 판단하여 행동하는 시기가 되면 교육, 직장, 결혼 등으로 자신만의 자리를 만들어 찾아가 떠나고 나면, 배우자와 단 둘이 혹은 혼자만 덩그러니 남게 되는 빈 둥지 증후군을 겪게 된다.

중년기에 접어드는 이 시기에는 가족 구성원의 생활 변화로 오는 환경적인 상실감과 더불어 한달에 한 번 여자로서의 상징인 월경을 잃게 되는 시기이다. 이러한 내적, 외적 상실감은 여성으로서의 마지막 삶이라는 우울감과 더불어 홀로 남게 되어 느껴지는 위축감으로 인해  사회적 관계가 더욱 원만하지 못하고 불안한 경험을 하게 된다.

 

 

상실감이 주는 의미, 그 안의 내면
완경을 겪으면서 오는 불안, 짜증, 화, 무관심 등의 이면에는 이상증상으로 인한 신체변화와 함께 인생을 살아오면서 느꼈던 부정적, 긍정적 상념들이 복잡하게 맞물려 표출되는 현상이라 할 수 있다. 이 현상에 내재되어 있는 의미는 다양하다.

 

하나. 충동적 분노
심신이 지치고 상실감으로 인해 내적으로 아픈 경험을 하는 완경기 여성은 자신의 아픔에 무관심한 주변인들에 대해 갑자기 분노를 표출한다. 신체적 불편감에서 오는 분노와 함께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고 적절히 평가 받지 못했다는 감정에 충분히 참을 수 있는 일에도 쉽게 폭발해버린다. 부모 자식, 부부, 이웃과의 관계에서 위로 받고 싶지만 그렇지 못하는 현실에서 오는 상실감이다. 실제 이러한 분노의 이면에는 사람들과 소통하고 싶어 하는 열망이 포함되어 있다.

 

둘. 극도의 예민성
모순될 수는 있지만 완경이 시작되면 신체적 이상증상과 불안정하고 자신이 무척 힘들다는 것을 관심 받고 인정받고 싶어 충동적으로 화를 내면서도, 실제 완경 증상에 관심을 가질 때 불쾌하고 짜증을 내는 등 날카롭게 변한다. 이와 반대로 별 것 아니다라는 반응에도 몹시 흥분하게 된다. 이는 자신이 완경에 따른 호르몬 변화를 인지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시작되며, 주변에서는 극도로 예민한 사람이라고 느껴지게 된다. 서로를 이해하고 공감하지 못하는 소통의 방법에서 오는 문제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셋. 무가치함의 우울감
이제는 나이가 들어 사랑도, 인정도 못 받고 있다는 무가치하다는 생각에서 오는 우울감을 가지고 있다. 더 이상 자신을 필요로 하지 않는 가족단위의 변화, 무시하며 핀잔을 주는 말 한마디에도 큰 상처와 무가치함을 느끼게 된다. 이러한 감정은 홀로 있다는 쓸쓸함, 보잘것없는 인생이라는 자괴감의 벽에 부딪혀 해서는 안될 생각 죽음(혹은 자살)을 생각하는 단계에 이를 수 있다. 이러한 우울감은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삶의 지대한 영향을 줄 수 있다. 또한, 거울에 비춰진 늙어버린 자신의 모습이 한없이 서럽게만 느껴지는 낮은 자존감은 우울감을 더욱 극대화 시킬 수 있다.

넷. 삶에 대한 허망감
자신을 버리고 오롯이 가족만을 위해 살아 온 것에 대한 허망감은 직장생활을 하지 않았던 전업 주부에서 더욱 심각하게 나타날 수 있다. 젊은 시절의 유일한 목적은 화목한 가정, 가족의 건강, 이를 위한 헌신하는 가족마저도 인정해주지 않는 상황이라면 그 정도는 더욱 심각할 수 있다.

 

 

완경을 겪고 있는 여성의 상처치유 

 

 

 

삶을 마무리하는 인생의 끝이 아닌 새로운 출발의 시점으로 바라보는 완경을 위해서는 여성 자신의 긍정적인 마음가짐을 가질 수 있는 자발적 의지와 이를 적극적으로 지원해 주는 주변인의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요구된다. 

 

♣ 공감을 갖는 위로의 말 한마디 건네기
“정말, 힘들겠구나” “아프겠다.” “ 그 동안 힘들었지” 와 같은 따뜻한 관심과 배려가 절실히 필요한 때임을 명심하자. 주변사람들이 아픔과 힘듦을 인정하는 것이 가장 큰 위로가 될 수 있다.
거창한 말이나 잦은 질문이 아닌 현재 가장 원하는 말이 무엇인지 고민하여 건네는 말 한마디가 공감을 이끌어 낼 수 있음을 기억하자.

 

♣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몸과 맘 길들이기
열감, 홍조, 두근거림, 잦은 땀, 불면, 우울 등 여성 호르몬 부족으로 오는 다양한 증상은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힘들어진다. 부족한 호르몬을 보충하기 위해 전적으로 호르몬 치료에 의존하고, 이를 대체할 수 있다는 각종 기능식품을 찾아서 먹는 것으로 해결하는 것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장기간 치료제를 사용하다 보면 한가지 문제를 해결하려다 또 다른 문제점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

여성 호르몬 기능을 도와줄 수 있는 신선한 야채와 과일을 충분히 섭취하고 하루 30분 이상의 규칙적인 운동을 치료와 함께 실천하는 것이 가장 건강한 생활 습관이 된다.

 

새로운 인생의 시작, 긍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는 자세 받아들이기
인생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는 완경이라는 말은 완경을 경험하는 여성들에게 나타나는 부정적 경험을 긍정적으로 이끌기 위해 약 10여년 전부터 사용해 왔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많은 캠페인과 뮤지컬 공연 등이 진행되어 왔다. 10여년 전 시작한 완경에 대한 의미 변화에 아직도 익숙하지 않은 이유는 소규모 여성을 대변하여 공감하는 이들의 수 또한 한정적이어서 일 것이다.

나부터, 내주변에서부터의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다면, 이러한 완경기 여성의 문제는 특정 여성이 해결해야 하는 짐이 될 것이다. 완경기를 위축의 과정으로 볼 것인지 또 다른 삶의 발달 과정으로 볼 것인지는 완경을 대하는 나부터 변화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긍정적 의미를 이끄는 완경은, 폐경이 나타나는 여성의 부정적인 삶을 건강한 삶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해결방법이 되어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