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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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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91 좋아요 2 2017-08-30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Clementein)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 고기 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노래 가사보다 허밍음으로만 들어도 애잔한 감동이 있는 곡 중의 하나이다. 미국에서는 추모 노래로, 일본에서는 등산가로, 중국에서는 아이들의 동요로, 우리나라에서는 어린 딸을 잃은 아버지의 심정을 담은 노래로 각 나라의 정서에 맞게 불려지고 있는 곡 중의 하나이다.

 

아버지와 딸의 슬픈 이야기

 

“넓고 넓은 바닷가에 오막살이 집 한 채/고기잡는 아버지와 철 모르는 딸 있네/

나의 사랑 나의 사랑 나의 사랑 클레멘타인/늙은 아비 혼자 두고 영영 어디 갔느냐.”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노래 클레멘타인(Clementine)의 원곡은 스페인의 옛 발라드 곡이다. 또, 미국의 대표적인 민요 중 하나이고, 우리 나라에 알려진 것은 3.1운동 직후부터 불려졌다고 하니, 이제 곧 100년이 되어가는 곡 중의 하나이다. 실제로 이 클레멘타인의 노래에는 이주민 중의 주인공의 슬픈 사연이 있다.

 

1800년대 중후반쯤 일확천금의 꿈을 안고 캘리포니아의 광산으로 골드 러시가 이어진 적이 있다. 동부에 살고 있던 많은 사람들이 황금을 찾아 서쪽으로 서쪽으로 이동한 것이다. 이주민들은 사금(沙金)을 채취하기 위해 강 주변에 오두막을 짓고 많이 살았다고 한다. 이주민 중 어린 딸 클레멘타인을 강가에 데리고 나와 자신은 금을 찾고, 아이는 따로 놀게 내버려둔 것이 화근이 되어 그만 급류에 휩쓸려 실종된 것이다.

아버지는 아이를 잃은 슬픔과 아이의 안전을 지키지 못했다는 아비로서의 죄책감에 괴로워하며 노래를 혼자 흥얼거렸다. 이것이 구전이 되었고. 우리 귀에 익숙한 허밍음의 클레멘타인은 자식을 잃은 아버지의 슬픔과 함께 타향살이의 외로움 등 삶의 애환을 반영한 슬픈 노래의 곡이 나온 것이다.

 

어색함이 익숙한 부녀의 모습
최근 아빠와 젊은 딸의 솔직한 모습을 담은 예능프로그램이 공감을 불러일으켰다. 각기 다른 부녀의 모습들로 현실 속 아빠의 유형별로 따져보기도 하고, 또 서로 다른 유형에서 공감을 일으키고 관계 회복을 위해 좋은 해법도 제시하고 있기도 한다.

실제로 여성가족부에서 발표한 ‘청소년의 가족관계 실태 분석’에 따르면 아버지 3명 가운데 1명은 자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 중 아버지와 대화가 부족하다고 답한 딸이 전체의 33.5%로 어머니(11.7%)보다 2배 이상 높은 통계수치였다.

 

서로 다른 유형 속에서 크게는 무뚝뚝한 아버지 혹은 다정다감한 아버지 두 가지의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무뚝뚝하고 잔소리꾼 아버지라면 아이는 아빠로부터 더 멀어지려고 하고, 반대의 아빠는 아이 걱정에 더 간섭하게 된다. 이러한 이유로 부녀 사이 대화가 점점 줄어들어 언제 어떤 곳에서 어떤 말을 꺼내야 할지 망설여지면서 서먹서먹한 관계로 이어지게 된다. 


더 늦기 전에 아버지 곁에  

 

 

 

몇 년 전 ‘내 딸 서영이’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다. 아버지 이삼재(천호진 분)의 건강이 회복 되고 나서야 딸의 마음을 헤아린 자신의 과거 이야기를 꺼내고, 그제서야 딸 이서영(이보영 분)은 진작 그런 마음이라도 말하지 그랬냐며 속 깊은 대화를 시작했다. 아버지의 마음 한 구석에 늘 차지하고 있던 ‘너희들 그 꽃 같은 세월을 냉골로 살게 해 미안했다’라는 말 한 마디로 포옹 화해를 하는 장면은 가슴이 ‘쿵’하고 떨어지며 눈물을 글썽이게 했다.

 

대화를 통해 풀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가볍게 생각할 수 있지만 말로 표현하는 것이 어색한 아빠와 자녀사이에서 대화라는 게 잘 이뤄질 수 있을까 하는 가슴 한 켠의 생각과 주저함에 결국, 아버지는 늙어버릴 것이다.

 

아버지가 미울 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막상 ‘내가 당신의 딸입니다. 외로운 아버지의 친구가 되고 싶습니다’라고 고백하는 순간! 아버지와 조금은 특별한 친구가 되어 늘 곁을 맴돌지 않을까? 늙어버리고 약한 모습을 보이고 싶지 않은 아버지 곁에서 아버지와 크게 웃고 따뜻한 품에 기대어 안길 수 있는 것만으로도 아버지와 딸에게는 작은 행복이 찾아 오지 않을까 생각해본다. 너무 가까웠기에 자칫 잊고 있을 수 있었던 대화와 모두가 아는 클레멘타인 노래를 들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