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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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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61 좋아요 3 2017-10-27

미녀는 정말 괴로울까?
청소년들의 외모 지상주의

 

  

국내 포털사이트 웹툰 ‘외모지상주의’가 영화화 확정 소식으로 관심이 매우 뜨겁다. ‘외모지상주의’는 외모로 왕따를 당하던 남자 주인공이 정 반대의 두 개의 몸으로 살아가며 생기는 이야기를 그린 웹툰이다. 뚱보 여자가 남자를 얻기 위해 피나는 노력 끝에 날씬한 미녀가 되고 급기야는 원하는 남자를 얻을 수 있다는 이야기를 그린  ‘미녀는 괴로워’ 영화도 있다.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외모 콤플렉스에 대한 주제들이 상위권을 차지할 만큼 주요 관심사가 되고 있다. 사회 생활을 하면서도 외모로 주는 혜택과 편견들은 무시하기 어려울 만큼 자주 접하고 있다. 

 

미녀는 괴로워!! 능력보다 외모가 경쟁력일까?

 

[출처: '미녀는 괴로워' 스틸컷, 포털사이트 NAVER 영화]

 

아름다운 목소리를 타고났지만 너무 뚱뚱하고 못생겨서 무대에 설 수 없는 한나(김아중 분)는 립싱크 가수 아미(지서윤 분)의 목소리를 대신 녹음해주는 ‘얼굴 없는 가수’다. 음반제작자인 상준(주진모 분)은 한나의 목소리를 이용하기 위해 한나를 고용하고, 수려한 외모의 상준을 연모하는 한나는 그가 자신의 목소리를 인정해주는 것이 그렇게 행복할 수가 없다.

 

어느 날 한나는 상준의 생일 파티에 초대받게 된다. 상준에게서 선물 받은 빨간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한나. 그러나 그 드레스는 상준이 선물한 것이 아니라, 뚱뚱한 한나를 조롱하기 위해 아미가 꾸민 장난이었다. 한나와 똑같은 디자인의 드레스를 입고 나타난 아미의 날씬하고 화려한 모습에 한나는 웃음거리가 되고 만다. 이 ‘드레스 사건’을 계기로 한나는 전신 성형을 결심하고 95kg의 한나에서 48kg의 제니로 환골탈태한다. 이후 영화는 뛰어난 가창력에 외모까지 받쳐주는 가수 제니의 성공담으로 꾸며진다. 그러니까 이 영화의 결론은 ‘성형수술로 성공한다’쯤이 된다.

 

한 때 케이블 방송에서는 영화의 패러디라 할 수 있는 ‘미려는 괴로워’라는 프로그램으로 가수가 되고 싶은 코미디언이 미녀 가수가 되고자 온갖 성형술과 운동 등을 소화하면서 성형을 위한 슬픈 눈물을 담은 프로그램도 있었다. 성공하려면 죽을 힘을 다해 예뻐져야 한다는 공식일까?

 

루키즘(lookism) , 나는 누구일까? 

 

 

 

흔히 외모지상주의로 번역되는 루키즘(lookism)은 ‘외모에 근거한 차별이나 편견’을 일컫는다. 개인의 성공이나 능력, 심지어 인성마저도 외모를 근거로 판단하는 가치체계인 루키즘은 현대인에게 극심한 차별의 요소로 부상했다. 영화 속에서 한나는 뛰어난 노래 실력을 갖췄지만 외모 때문에 얼굴 없는 가수로 남아야 했다. ‘은쟁반에 옥구슬 구르는 듯한’ 아름다운 목소리도 뚱뚱한 외모의 한계를 뛰어넘지 못한 것이다. 자기관리에 실패한 게으름뱅이쯤으로 치부돼 갖가지 차별을 받기 일쑤다.

 

‘나는 누구인가’라는 주제에 몰입하는 시기라서 자아정체감 형성의 시기라고 합니다. 정신적인 변화와 갈등이 감당하기 힘든 소용돌이 같아서 질풍노도의 시기로도 표현이 된다. 십대의 청소년들은 신체와 호르몬의 변화를 겪는 중이다. 그에 따라 마음과 정신의 변화도 따라오고 따라서 정신적 성장이 필수적인 과제로 주어져 있는 셈이다. 신체적 특징이 자아상의 형성에 있어서, 즉 ‘나 이런 사람이야’라는 자기 느낌에 있어서 가장 큰 축을 담당한다는 점은 부인할 수 없는데 특히 십대는 좀 더 예민해서, 자신이 언제 어디서나 무대 위 주인공이 된 듯한 느낌에 젖어 있는 시기이다. 항상 ‘관중들’이 날 관심 있게 지켜보고 있는 듯이 느끼고 행동을 하는 것이 정상적이며 건강한 모습이라 할 수 있다.

 

나와 타인 시선 사이의 균형과 절제
십대의 자녀가 외모에 너무 지나친 관심을 보이면 우려가 되는 것은 사실이다. 아무리 외모가 경쟁력인 사회에 살고 있다지만, 인격의 성장이나 성취에 더욱 무게를 두어야 한다. 성형외과 의사도 수술 후에는 몸매 관리보다 자신감에 대해 조언하는 경우가 많다. 조각같은 얼굴보다는 자신있는 미소가 더욱 큰 매력을 발산하기 때문이다.

 

외모에 대한 예민한 관심이 올바른 통로를 찾지 못해 크게 탈이 난 가장 대표적인 경우는 다이어트이다. 지나친 다이어트가 거식증으로 발전하는 사례가 10대 후반의 여성에게서 종종 발견된다. 그런데 심리학자들은 단순히 외모지상주의의 극단적 표현으로만 해석하지는 않는다. 정신분석적인 입장에서 보는 거식증은 엄마와 딸의 관계에 내재된 갈등에서 답을 찾기도 한다. 엄마의 공감이 적고, 과잉 보호와 통제가 많을 때 딸은 자율성이 부족해지고 자기 조절 능력이 약해지는 경우가 많고, 그 결과 신체와 섭식행동을 지나치게 통제함으로써 자기 통제감과 독립심에 대한 갈증을 무의식적으로 표출하기도 한다. 섭식 행동에는 이렇듯 외모에 대한 매력 추구 이상의 뿌리 깊은 의미가 숨겨져 있다.

 

영화 ‘미녀는 괴로워’ 속 한나의 식탐은 무절제의 전형이며, 한나에서 제니로의 환골탈태는 극과 극을 오가는 불균형의 전형이다. 미에 대한 추구, 외모지상주의에 내재한 동질화와 차별화 욕구를 적절히 다루기 위해 필요한 미덕은 절제와 균형이 필요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