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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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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07 좋아요 4 2018-01-10

' 아버지께서 주신 귀한 사랑이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 아프지만 그래도 사랑 
 


[이미지출처: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La Vita bella)’는 죽음을 앞두고 “그래도 인생은 아름답다”고 한 러시아 혁명가 트로츠키의 독백에서 영감을 얻어 만들어졌다. 이 영화가 더 감동적인 이유는 영화 속에서 흘러나오는 오펜바흐의 오페라 ‘호프만의 이야기’에 나오는 이중창 ‘뱃노래’ 가 긴 여운을 남겨주기 때문이다. 파시즘과 나치즘이 맹위를 떨치던 1939년 이탈리아를 배경으로 한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감동 속으로 들어가 보도록 하자. 
 
운명 같은 만남, 행복한 시절

 유대계 이탈리아인인 귀도(로베르토 베니니 분)는 호텔에서 웨이터로 일하면서 이상형의 여인인 초등학교 교사 도라(니콜레타 브라스키 분)를 운명처럼 만난다. 귀도는 약혼자와 함께 오펜바흐의 '호프만 이야기'를 관람하기 위해 오페라극장으로 들어간 도라를 쫒아서 자기도 모르게 극장으로 들어가게 된다. 멀리 앉은 귀도는 한참 동안 도라를 바라보며 "공주님, 이쪽을 봐요."라고 주문을 걸 듯 수없이 속삭이는데 이때 극장에서 연주되고 있던 곡이 바로 뱃노래이다.

 

'뱃노래'는 베네치아를 배경으로 합니다. 곤돌라를 타고 나타나는 창녀 쥴리에따와 그녀를 마중하는 호프만의 친구니클라우스가 부르는 2중창이다. 오페라의 내용과 다르게 애틋하고 감미로운 노래입니다. 로마와 뮌헨에서 사랑에 실패한 호프만이 베네치아에 와서 고급 창녀 줄리에타를 만나 사랑에 빠져들었으나 자신도 모르게 독약을 먹게 된 줄리에타가 세상을 떠난다는 슬픈 사연이 담겨 있다.

호프만의 사랑, 배신, 비극 등을 이야기하는 이 노래를 영화 ‘인생은 아름다워’의 귀도와 도라의 사랑이 시작되는 장면에 삽입곡으로 선택한 데에는 아무래도 영화 감독이 결말을 암시해주려는 의도가 숨어있다.


영화 속에서 귀도는 도라에게 약혼자가 있음을 알고 있지만 천진난만한 유머로 끊임없이 그녀에게 구애를 한다. 도라의 마음은 점점 귀도에게 기울어갔고 마침내 동화 속 주인공처럼 두 사람은 부부가 된다. 그리고 아들 조슈아(조르지오 칸타리니 분)가 태어나고, 그들은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아들의 순수함을 지켜주고 픈 아버지의 사랑

 

 

[이미지출처: 포털사이트 네이버 영화]  

 

그러나 평화롭기 그지없던 이 가족에게 불행의 그늘이 드리워진다. 나치에 의해 아버지와 아들이 유대인 수용소로 끌려가게 된 것이다.  

“이건 아빠 엄마가 몇 달 동안 고민했던 네 생일 선물이야. 깜짝 놀라게 하려고 말을 안 했지, 어디로 가는지도 비밀이야” 하면서 아들을 안심시킨다. 탈출을 시도하다가 군인들에게 붙잡힌 귀도는 찰리 채플린처럼 우스꽝스럽게 걸어가면서 쓰레기통에 숨은 조슈아에게 윙크를 보낸다.


‘조슈아, 아빠는 지금 이 아저씨와 게임을 하는 중이야. 너는 끝까지 잘 숨어 있어야 해. 게임에서 1000점을 따면 진짜 탱크를 선물로 준다고….’ 조슈아는 쓰레기통의 작은 구멍으로 아빠의 윙크를 바라보면서 고개를 끄덕인다.


‘알고 있어요, 아빠. 걱정하지 말아요.’ 하지만 죠슈아의 시야에서 사라진 후 곧바로 들려오는 총소리...

 

아버지와 아들은 서로 감정 읽기에 약한 편이다. 치열한 경쟁시대에 살아가는 요즘 아버지는 아들이 어떤 무엇인가에 실패를 하고 좌절을 하더라도 다음을 기약하는 강인한 사나이로 키우고 싶은 마음이 대부분일 것이다. 가령 부자(父子)간의 축구 게임대결에서 아이는 잘하고 싶고, 이기고 싶은 마음뿐이겠지만 아버지의 마음은 그러하지 않다. 나약하게 키우고 싶지 않은 마음이 더 크기 때문이다. 하지만 어린 아이에게 있어 경쟁보다 중요한 것은 인정과 사랑이다.

 

어떤 어려움이 닥쳐왔을 때 비록 지금은 약하지만 어려움을 넘어서는 과정에서 더 발전할 것이라는 격려, 그리고 아이를 인정하고 존중하는 시선, 사랑이 필요하다. 이런 시선이 쌓여 아이의 내면에 깊이 새겨질테고, 아들이 크는 모습을 흐뭇하게 먼 발자취에서 바라보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