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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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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93 좋아요 1 2018-05-23

그 사람이 그런 사람이었데...!
뒷담화, 왜 남의 이야기를 할까? 

 

 

직장인들에게 상사는 영원한 ‘안주거리’ 중의 하나이다. 직장 내 가십성 대화 중 가장 많은 것이 상사에 대한 뒷담화(험담)이라고 한다. 그만큼 상사에 대한 뒷담화는 피할 수 없는 일 중 하나인데 이는 인간이 가진 본능이다. 다른 사람에 대한 어떤 정보를 나눌 때, 그리고 그 말은 받아들이고 그 말을 다른 사람에게 또 다시 옮길 때 100% 들은 그대로 옮기는 것이 아니라, 자신이 들었다고 생각하는 것을 옮기는 것이다. 이러다 보니 결국 없는 정보도 생기게 되고, 있는 정보도 없어지게 되며, 작은 정보가 커지게 되며, 큰 정보는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뒷담화의 시작,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 
‘뒷담화/뒷다마를 까다’라는 말은 소위 뒤에서 나누는 이야기(담화)라는 뜻의 은어이다. 일본말 ‘아다마’(아타마)에서 ‘뒤통수를 치다’라는 뜻의 ‘뒷다마를 까다’라는 표현이 만들어졌다는 주장, 당구대를 맞고 돌던 공이 우연히 다른 공을 맞혔을 때 쓰는 당구말 ‘뒷다마’(-たま)에서 왔다는 주장이 있다.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리면서 남의 뒷통수를 치거나 뒤에서 험담한다는 뜻의 한자 조어인 뒷담화로 거듭난 것이다.

 

그래서 뒷담화는 직장이나 학교 등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이라면 결코 빠지지 않는 것일까. 뒷담화를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기도 하지만, 자신이 정작 뒷담화의 대상이 되는 것은 끔찍하게 싫어하는 것이 뒷담화에 대한 일반적인 태도, 그리고 이중적인 태도 뒷담화의 심리이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왜 남 이야기를 하고, 즐기는 이유는 무엇일까?

 

첫 번째는 정서적 지지를 얻기 위해서이다. 누군가에게 이야기하고 기댔을 때, 상대가 호응을 해주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또 서먹서먹한 사람과 공통된 주제에 관해서 이야기 하게 되면 친해지기 쉽다. 이때 공통된 주제가 특정 사람 이라면 ‘그 사람 어떤 사람이야?’ 라는 말로 시작한다. 어떤 사람에 대한 정보를 나누면서 두 사람 사이에 친밀감이 높아지고 두 사람이 다른 사람의 뒷담화를 하게 된다.

하지만 뒷담화를 통한 정보들은 사실 그렇지 않은 경우가 많다. 다른 사람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전할 때 100% 들은 그대로를 전한다고 생각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들었다고 생각한 것’을 전한다. 이러다 보니 결국 없는 정보가 생기고 있는 정보는 없어지며, 작은 정보가 커지고 큰 정보는 작아지게 되는 것이다.

 

영화 주어러 the juror에서 보여주는 소수의 의견    

 


[이미지출처: 영화 주어러 스틸컷, CGV 제공] 

 

타인의 뒷담화를 막아볼 수는 없을까? 보통의 경우 다수의 압력에 소수가 동조하지만, 소수일지라도 확신 있는 주장을 일관되게 하면 다수가 영향을 받는다고 한다.


주어러의 영화가 바로 이런 예이다.
마피아 두목이 검찰에 의해서 기소되어 재판에 서게 되었는데, 범죄 증거가 너무 확실해서 유죄라는 것에 아무도 이견을 달지 않았다. 그러나 마피아 조직이 이 재판의 배심원으로 참여하게 되는 데미 무어의 아들을 납치한 후에, 데미 무어에게 협박하게 된다. 다른 배심원들을 설득해서 무죄를 끌어내지 못하면, 아들을 죽여버리겠다는 것이다. 데미 무어는 양심에 큰 가책을 느끼면서도, 결국 아들을 살리기 위해서 배심원들을 설득한다.

 

데미 무어를 제외한 모든 배심원들은 마피아의 유죄가 너무 명확해서 토론이 필요 없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갑자기 데미 무어가 집단의 의견에 반대를 하는 것이다. 처음에는 다들 데미 무어의 의견에 귀를 기울이지 않으면서, 터무니 없는 생각이라고 했었다.

 

그러나 데미 무어가 자신의 주장에 대하여 확신있고 일관되게, 그리고 지속적으로 주장하자, 변할 것 같지 않던 분위기가 조금씩 변하기 시작 하였다. 한 두 사람이 데미 무어에 말에 귀를 기울이게 되고, 깊이 생각하면서 데미 무어의 논리가 나름 일리있다고 생각하게 된다. 다수의 의견은 다른 사람에게 단순한 동조를 일으키지만, 소수의 의견은 다른 사람에게 진정한 수용을 초래하기 때문에, 데미 무어의 의견에 찬성한 사람들은 그녀의 든든한 편이 되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치면서 결국 배심원 모두가 마피아의 무죄를 선고하게 된다는 내용이다.

 

자기 확신을 가지고, 지속적이고 일관적으로 주장을 하다 보면, 아무리 바뀔 것 같지 않은 분위기나 문화도 바뀔 수 있다. 뒷담화를 하는 사람들의 경우 자신들도 언젠가는 뒷담화의 대상이 될지 모른다는 불안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만약 자신이 뒷담화의 대상이 됐다면 생각을 바꿔보자. 뒷담화는 자신이 속한 집단의 시선을 끌었다는 방증이다. 연예인들도 잘 나갈 때나 악성 댓글이 달리지, 인기가 식으면 그것마저 뜸하다. 사회에서 항상 우두머리나 최고는 반대자나 적들이 있기 마련이다. 뒷담화는 한편으론 시기와 질투를 받는다는 것이다. 이렇게 생각하면 뒷담화의 대상이 된다는 것이 꼭 기분 나쁘지만은 아닐 것이다.

 

새옹지마(塞翁之馬)? 긍정적인 심리도 가져다 주는 뒷담화   

 

 

 

다른 사람을 뒤에서 몰래 헐뜯고 흉보는 행동은 부정적인 행동의 전형으로 평가되는 시각이 있지만 일부 긍정적인 기능도 한다. 소문을 듣는 사람들은 이를 바탕으로 자신의 행동을 어떻게 개선할 것인지 고민하게 된다는 것이다.

 

실제 한 연구에서 실험참가자들에게 다른 사람에 대한 부정적 혹은 긍정적인 소문을 들었던 기억을 떠올려보라고 요청했다. 또 이 소문을 기초로 하여 자기개선, 자기홍보, 자기방어에 대한 점수를 매기도록 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소문을 바탕으로 한 실험참가자들은 자기개선의 점수를 높이 매긴 반면, 부정적인 소문을 상기한 사람들은 자기홍보와 자기방어의 수치를 높이 평가했다.


즉 좋은 소문은 현재 자신의 모습을 반성하게 만드는 계기가 되어 스스로를 발전시키고 노력하게 되는 반면에, 나쁜 소문은 이를 기회 삼아 자신을 홍보하거나 똑같은 소문의 주인공이 되지 않기 위해 스스로를 방어하는 심리 상태가 생긴다는 것이다.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들은 대부분 이러한 뒷담화를 경험해 보았을 것이다. 자신이 직접 뒷담화를 참여해 본 경우도 있겠지만, 자신이 뒷담화의 대상이 된 경우도 있을 것이다. 자신이 사람들의 뒷담화 대상이 되었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의 기분은 말로 형용할 수 없다. 만약 문제가 있다면 문제들의 원인이 되고 있는 것이 무엇인지, 그 다음에 말로 표현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