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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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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542 좋아요 0 2018-07-16

귀를 씻는 영조~ 그의 비밀의 문은?

 

 

 

조선 세종시대 훈민정음 반포 전 7일간 경복궁에서 벌어지는 집현전 학사 연쇄살인 사건을 다룬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에서는 이성적이고 인자했던 세종대왕역을 잘 소화했던 한석규, 이번에는 드라마 역사상 가장 많이 불려온 영조를 연기했다. 점점 광기로 미쳐가는 영조~, 그는 자신만의 장소에서 계속 귀를 씻고 있는데~~~

 

드라마의 이해에 필요한 배경지식

영조에 대한 수식어는 너무 많다. 드라마에서는 균역법(백성의 군자세금을 반으로 줄이고 부족한 세금은 양반들이 채우도록 하는 세제개혁)을 예로 백성에 대한 영조의 정치에 대해 간략하게 설명한다. 그 외에도 ‘탕평’과 ‘절대 군주’라는 수식어들도 낯이 익는다.


하지만, ‘을해옥사(영조 재위 31년, 나주괘서사건)’를 지나며 영조는 탕평을 포기하고, 철저히 노론 편에서 대대적인 소론의 숙청을 감행한다. 또한 ‘을해옥사’ 이후 영조는 강력한 왕권을 만들기 위한 강경한 언행과 어조를 드러내게 된다. 이런 힘의 원리에 대한 부작용으로 정치에 대한 여론 형성이 어렵게 되자 노론, 소론을 포함한 신하들은 사도세자에게 희망을 품고 결집하기 시작하였고, 영조는 세자를 중심으로 새롭게 정파가 나타나는 것을 우려했다. 그 결과 영조 재위38년, 세자가 뒤주에서 사망하는 ‘임오화변’이 발생하게 되는 것이다.


물론 영조 재위 31년부터 38년의 8년동안 사도세자에 대한 기행의 기록들도 많이 존재한다. 하지만 이 드라마에서 영조의 심리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이 정도의 배경지식이 필요해 보인다. 현재, 드라마에서의 시간적 배경은 영조 재위 29년으로 어사 박문수가 우참찬을 역임하는 시기이다.

이 시점에서 경종에 대한 의문이 든다. 영조의 형이라는 경종은 누구일까? 바로 장희빈의 아들이다. 즉, 장희빈측에서 경종의 편에 섰던 것이 소론이며, 인현왕후를 거쳐 숙빈 최씨(드라마 ‘동이’참조)를 거쳐 영조까지 오는 흐름에는 노론이 있는 것이다.

즉, 천한 무수리의 아들이라는 자격지심을 가지고 있던 영조는 자신을 믿고 세자로까지 책봉했던 형(경종)을 죽이고 권좌를 얻은 자라는 오명을 쓰기 싫어 탕평이나 균역법 등을 시행하며, 백성을 위한다는 명분으로 정통성을 인정받으려 했던 것은 아닐까?


‘비밀의 문’ 드라마에서 ‘맹의’란 영조가 왕이 되기 전, 형 경종을 왕좌에서 밀어내기 위해 노론과 힘을 합치겠다는 서약의 문서를 말한다. 이 같은 ‘맹의’ 문서가 소론과 세자에게 넘어가지 않게 하려는 영조의 노력과 불안감은 이 같은 배경지식으로 어느 정도는 이해가 된다.

 

불안감에서는 왜 이렇게 씻을까?
드라마에서 영조는 자신의 불안감을 표출하는 방법으로 자신만의 개인적인 장소에서 귀를 씻는다. 문헌 ‘영조실록’에서 보면 영조는 이명과 불면증, 우울증을 앓았다고 한다. 작가는 이 같은 기록을 토대로 영조의 심리적 불안감을 자연스레 귀를 씻는 방법으로 묘사하고 있다.

 

불안 장애는 정신과의 정식 진단명이다. 특히, 불안장애 중 강박장애는 실제로 일어날 가능성이 거의 없음에도 나쁜 일이 생기지 않을까 끊임없이 불안해하여 예를 들면 강박적 사고와 강박적인 손 씻기, 청소하기, 헤아리기, 가스밸브나 자물쇠 등을 수없이 체크하고 검토하기 등 특정행동을 여러 번 반복하는 행위 등을 말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빅데이터에 따르면 '습관 및 충동장애'로 진료를 받은 사람은 2015년 5390명, 2016년 5920명, 지난해 5986명으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리고, 더 우려스런 현상은 이 같은 강박장애 환자들 중 연령별로는 청년층이 많았다. 20대 환자 비율이 29%로 가장 높았고, 그 다음으로 30대 20%, 10대 19%, 40대 12%, 50대 8% 순이었다. 학교와 직장에서 받는 스트레스가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출처) SBS ‘뿌리깊은 나무’ 드라마 이미지

 

불안에서 해방? 불안을 버티고 이겨냅시다~~
불안은 인간의 가장 원초적인 감정으로 태아가 세상에 태어날 때 가장 먼저 느끼는 감정이기도 하다. 내일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사람에게 불안은 어쩌면 너무 당연한 감정이랄 수 있을 것이다. 누구에게나 불안의 무게와 사이즈는 다르다. 동일한 불안요소에 대해 내적으로 어느 정도 감당할 수 있느냐에 따라 누구에게는 무겁기도, 누구에게는 버틸만한 것이기도 하다.

 

그럼, 어떤 일이나 실패자만이 불안감이 심해질까? 얼마 전 인기 개그맨 정형돈이 모 프로그램에 나와서 했던 말이 있다. “지나칠 정도로 불안하다. 실력 없이 이상하게 잘 되다 보니 밑천이 드러날까봐 두렵다. 학교나 집안 도움 없이 이상하게 혼자 잘됐다. 이 성공이 계속되지 않을 것 같아 불안하다. 이런 생각이 깊어지다 보니 불안장애를 겪어 약까지 복용했다.” 라고 말했다.

 

어떤 형태로든 불안감은 성공만 하는 인생이나 실패만 하는 인생이나 모두가 실패라는 처지에 대한 불안감을 안고 사는 듯 하다. 하지만 정작 본인이 바닥이라고 느낄 때 인간이 깨닫는 것은 ‘다운 사이징’ 즉, 삶에 대한 구조조정이다. 욕망을 내려놓고 작은 것에 행복할 수 있는 지혜를 배우는 과정으로 여기며 바닥에 당당히 서서 버티고 이겨내도록 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