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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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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373 좋아요 0 2019-10-21

본능과 통제의 대립이 만든 파멸

영화 <블랙스완>으로 보는 심리

 


 

 

영화 <블랙스완>의 주인공 니나는 완벽한 공연을 위해 자신을 벼랑 끝으로 내몰다 조현병에 걸린다. 단순히 스트레스로 미쳐버린 여자를 그린 작품이라고 하기엔 우리는 이 영화를 통해 인간이 가진 다양한 내면 심리와 그것을 균형 있게 사용하는 법을 배울 수 있다. 억눌린 욕망의 잘못된 분출, 그녀가 파멸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발레리나로 활동 중인 니나백조의 호수를 재해석한 새 작품의 주인공을 뽑는 오디션에 참가한다. 즐기지 못하고 완벽만을 추구하는 니나의 연기에 토마스 단장은 백조만 뽑는다면 너를 뽑겠지만, 관능과 자유를 표현해야 하는 흑조에는 어울리지 않는다.”고 혹평한다. 불합격을 예감한 니나는 토마스를 찾아가 잘할 수 있다며 기회를 달라 말하고, 토마스는 갑자기 니나에게 입을 맞춘다. 놀란 니나가 입술을 깨물고 도망치자 이 모습에서 도발적인 매력을 발견한 토마스가 그녀를 주인공으로 발탁한다.

 

 

백조여왕이 된 니나는 부족함을 채우기 위해 무던히 연습하지만 마음처럼 쉽지 않다. 니나를 임신하며 발레를 포기해야 했던 엄마의 대리욕망 속에서 평생을 억압된 채 살아온 그녀가 흑조의 자유분방함을 이해하기엔 무리가 있었기 때문이다. 친구도 못 만나게 하고 손톱까지 일일이 깎아주는 엄마의 엄격한 관리에 니나는 아무 것도 할 줄 모르는 미성숙한 아이로 머물러 있을 뿐이었다.

토마스는 매사에 소심하고 수동적인 니나에게 심적으로 억눌린 자신을 해방시키라며 계속해서 변화를 주문하지만 연기에 대한 부담감과 숨 막히는 엄마의 통제 속에서 니나는 점점 더 깊은 혼란에 빠진다.

 

 

 

 

 

이러한 욕망을 분출시키는 대상이 바로 신입 발레단원인 릴리다. 니나는 자신과 달리 관능 그 자체인 릴리가 주인공 자리를 빼앗을지도 모른다는 망상에 시달리며 괴로워한다. 급기야 공연 당일 릴리를 유리조각으로 찔러 죽인 뒤 무대에 오른다. 마침내 니나의 마음속에 억눌렸던 본능이 통제력을 잃고 폭발한 것이다. 하지만 이내 자신을 쳐다보는 릴리를 발견하고는 유리조각에 찔린 건 릴리가 아닌 자기 자신임을 깨닫는다. 환각에 시달리던 니나가 허상에 속아 스스로를 해친 것이다. 피를 철철 흘리면서도 공연을 성공적으로 마친 니나는 이렇게 말하며 쓰러진다. 나는 완벽했어요.”





 

 

 

신경학자 프로이트의 성격이론에 따르면 인간의 성격은 동물적 본능인 원초아와 도덕적 가치인 초자아, 그 둘을 중재하는 자아 세 가지로 나뉜다고 한다. 정신이 건강한 사람은 이 세 가지가 통합되고 조화로운 상태를 이룬다.

하지만 니나는 그러지 못했다. 완벽을 꿈꾸던 니나의 초자아(통제)와 이를 벗어나려던 원초아(본능)가 대립하다 파국을 맞았다. 때에 따라 통제와 본능을 적절히 꺼내 써야 했지만 통제력은 본능에 잡아먹혔다. 발레리나로서의 완벽은 이루었지만 자기 자신은 잃어버린 것이다.

 

 

모든 일에 균형이 필요하듯 감정도 마찬가지다. 그러기 위해서는 보이는 마음과 보이지 않는 마음 모두를 존중해야 한다. 본능이나 사회적인 시선 따위에 흔들리지 않는 단단한 자아를 가져야 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