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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 속 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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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405 좋아요 5 2017-05-31

행복을 위한 선택의 갈림길

영화 '미 비포 유'(Me bofore you)

 

 

[이미지출처: 영화 미 비포 유 공식사이트]

 

영화 미 비포 유(Me before you)’는 교통사고로 전신 마비가 되어 행복을 위해 죽음을 선택하려는 환자와 그의 곁에서 죽음보다 살아갈 이유를 찾게 만들어 주려는 밝고 긍정적인 간병인 여자주인공을 통해 존엄사의 문제를 다룬 영화이다. 자신의 생의 마침표를 찍는 것은 자신이 선택할 수 있다는 권리와 숨을 쉬고 있는 존귀한 생명을 함부로 끊을 수 없다는 윤리가 팽팽히 맞선 존엄사의 논쟁은 여전히 숙제로 남아있다.

 

영화 속으로~ 전신마비 환자와 간병인

 

 

[이미지출처: 영화 미 비포 유 공식사이트]

 

까페에서 일을 하던 루이자(여자 주인공)는 카페가 갑자기 문을 닫는 바람에 한 순간에 백수가 되어버렸다. 새로운 직업을 구하던 중에 사업가로 승승장구하다가 교통 사고로 사지마비가 된 윌트레이너(남자 주인공)의 간병인으로 취직을 하게 된다. 시종일관 밝고 희망적인 루이자와는 달리 윌트레이너는 삶에 의욕이 없고 항상 부정적으로 이야기를 한다.

 

하고 싶은 것도, 가고 싶은 곳도 없이 매일 다람쥐 쳇바퀴 돌듯이 살아도 자신에게 주어진 삶에 만족하는 루이자는 자기를 멍청하게 바라보는 윌 트레이너를 대하는 것이 어렵지만 어려운 집안 사정 때문에 일을 그만두고 싶어도 그러지도 못한다. 다른 간병인들과 달리 옷도 이상하게 입고 항상 수다스럽고 활기찬 루이자가 자신에게 다르게 대하는 것에 관심이 가고, 조금씩 간병인에게 자신의 마음을 열게 된다.

 

그러던 어느 날 간병인 루이자는 윌이 존엄사를 선택했고, 그의 자살을 감시하기 위해 고용되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런 사실을 알고 루이자는 윌트레이너의 간병을 그만두고 싶어한다. 하지만 루이자의 동생이 버킷리스트를 통해 그의 결심을 바꿀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미묘한 차이, 안락사 vs 존엄사

 

 

 

안락사는 그리스어에서 근원한 행복한 죽음(Euthanasia) 이라는 어원에서 극심한 고통을 받고 있는 불치의 환자에 대해 본인 또는 가족의 요구에 따라 고통이 적은 방법으로 생명을 단축하는 행위이다. 환자나 가족의 요청에 따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공급이나 약물투여 등을 중단함으로써 죽음에 이르는 소극적 안락사와 극심한 고통을 겪는 환자에게 직접 약물을 주사해 죽음을 앞당기는 적극적 안락사로 나뉜다.

존엄사란 말 그대로 할 수 있는 치료를 다 했지만 회복이 불가능할 경우 죽음에 임박했을 때 인간의 존엄성을 해치지 않고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해 품위 있게 죽음을 맞이한다는 것이다.

 

소극적 안락사를 존엄사와 같은 의미로 봐야 한다는 견해도 있지만 미묘한 차이는 있다. 존엄사의 바탕에는무의미한 연명치료가 인간의 존엄성을 해친다는 생각이 밑바탕 되어 남은 생명을 단축시키는 개념인 안락사와 달리자연적인 죽음을 맞이하게 한다. 2009년 선종한 김수환 추기경과 지난 2005년 선종한 교황 요한 바오로 2세도 존엄사를 택했다.

 

법 앞에서, 스스로에게 던져보는 질문

 

 

 

존엄사의 허용 여부와 법제화의 내용은 국가마다 다양하다. 2002년 네덜란드가 세계최초로 안락사를 합법화 했고, 뒤를 이어 벨기에, 룩셈부르크, 스위스, 콜롬비아, 캐나다가 안락사를 허용하며, 미국은 5개 주에서 안락사를 허용하고 있다. 불치병을 앓고 있는 환자가 자발적 의지를 갖고 안락사를 원할 경우 독물주사 등 의사의 조력을 거쳐 품위있게 죽을 수 있는 권리를 인정한다.

 

여전히 안락사에 대해 찬반의 여론이 존재하고 있는 가운데, 2012년 보건복지부가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우리나라 국민의 72.3%가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중단하는 것에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8년 연명치료 중단 201일만에 존엄사를 택한 김 할머니 사건은 회생할 가능성이 없는 환자의 존엄사를 허용한 판결로, 생명에 대한 환자의 자기결정권을 법원이 인정한 국내 첫 사례이다.

이후 의료, 법조, 종교, 사회단체 등 각계 전문가의 토론과 논의를 지속한 끝에 우리나라는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안이 가결되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환자가 품위 있는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웰다잉(well-dying) 법이 통과되어 2018년부터 사망에 임박한 환자에 대한 연명의료를 중단할 수 있게 된다.

 

"그냥 잘 살아요, 그냥 살아요(Live well, just live)." 

남자가 자신을 기다리는 여자에게 마지막으로 남긴 말이다. 가족들은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려는 남자를 설득하기 위해 약속한 6개월간 루이자와 서서히 친해지고 사랑이 시작되면서 또, 버킷리스트를 통해 그가 죽음보다는 삶을 택하리라는 희망을 주고자 했지만 남자는 결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누구보다 자존심이 강하고 똑똑한 남자는 자신의 의지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삶을 더 이상 이어가길 원치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스스로 죽음을 선택하는 것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찬반은 분분하다. 존엄사의 사회적 찬반을 떠나 자신이 영화의 주인공이라면 서로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는 것이 후회가 남지 않는 인생을 살 수 있을지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