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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838 좋아요 3 2018-06-15

공은 둥글지만 때론 날카롭다. 축구로 야기된 경제 전쟁

 

 

6월은 뜨거워지는 날씨만큼 전 세계인들을 뜨거운 열기 속으로 이끄는 달입니다. 2018년 러시아 월드컵이 개막하기 때문인데요. 얼마 전 월드컵에 출전할 최종 엔트리 23인의 선수들이 확정되었고, 본격적인 준비에 돌입했습니다. 기업들은 월드컵 특수를 노리는 광고 캠페인을 고뇌 중이라고 합니다

 

월드컵은 ‘세계 최대 규모의 단일종목 스포츠 축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규칙에 따라 승패를 가르는 대회지만, 과거에는 이를 넘어 국가 간의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기도 했습니다

 

 ​​​  축구 그 이상의 현실, 월드컵의 시작.

 

국가 간 분쟁은 우루과이에서 열린 제1회 월드컵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이 대회 최대 승부는 숙명의 라이벌인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간 결승이었습니다. 당시 상황으로 2년 전 열린 올림픽 축구 결승에서 우루과이가 아르헨티나를 꺾고 우승을 차지했었기 때문에, 이번 경기에서는 어떨지 온 국민이 집중했는데요. 치열한 승부 끝에 4-2로 우루과이가 승리해 초대 우승국이 되었습니다. 우루과이 온 나라가 흥분의 도가니로 변했습니다. 그런데 수천명의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심판 판정에 반발하며 우루과이 영사관에 난입하여 급기야 두 나가가 국교를 단절하는 최악의 사태까지 치닫고 말았습니다. 이 사태로 인해 각국은 경제적 손해와 더불어 무역에서도 여러 어려움을 겪었는데요

 

여기서 주목할 점은 당시의 경제상황과 월드컵 개최국이 남미의 우루과이였다는 사실입니다. 월드컵이 개최되었던 1930년대는 세계를 폭풍 속으로 몰아넣었던 이른바 ‘대공황’이 발생한 시기였는데요. 1차 세계대전 이후 미국은 표면적으로는 경제적 번영을 누리고 있는 것처럼 보였지만, 만성적인 과잉생산과 실업자 문제가 심각했습니다. 이로 인해 물가의 폭락, 생산의 축소, 경제활동이 마비되며, 경제공황이 일어났습니다. 이 공황은 미국으로부터 독일·영국·프랑스 등 유럽으로 확산되었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도 월드컵은 개최되었습니다. 피파 3대 회장인 ‘줄 리메’는 백방으로 노력하여 월드컵 개최를 공식화했는데요. 하지만, 유럽의 대부분 국가들은 교통의 미발달과 더불어 대공황과 경제적 어려움을 이유로 참여를 반려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우루과이가 개최국으로 선택된 이유는 남미의 경제구조와도 연관 있었습니다. 남미는 목축업이 국가의 주요 산업이었습니다. 따라서 당시 세계 경제위기의 영향을 훨씬 덜 받았고, 미국, 유럽과 달리 경제적으로는 여유로웠습니다. 그래서 일부 유럽 국가들의 참가를 위한 소요비용을 우루과이에서 지원해주어 13개국으로 1회 대회가 시작됐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결승전에서의 반목으로 우루과이와 아르헨티나, 남미 국가 간의 국교가 1년간이나 단절되면서 세계 경제에도 악영향을 끼쳤습니다.

 

​​​  축구에서의 승부, 진짜 전쟁을 야기하다.

 

축구로 진짜 전쟁을 촉발한 일도 있었습니다. 남미의 두 국가 엘살바도르와 온두라스의 ‘축구전쟁’인데요. 두 나라는 1969 6, 멕시코월드컵 예선전을 치뤘는데요. 1차전에서는 홈팀 온두라스가 1:0으로 이겼고, 2차전에서는 장소를 옮겨 홈팀이 된 엘살바도르가 3:0으로 이겼습니다. 이 과정에서 분위기가 너무 뜨거워 관중간의 유혈 사태 우려로 FIFA는 제3국인 멕시코로 경기 장소를 바꿀 정도였습니다.

 

결과적으로, 이 축구 경기는 온두라스와 엘살바도르 양국의 전쟁을 유발했습니다. 이 전쟁은 1969 7 14일에 발발하여 미주기구(OAS)의 개입과 중재로 5일 만에 마무리되었습니다. 이는 ‘축구 전쟁’, 100시간 전쟁’이라고도 불리는데요. 이것은 두 국가의 꼬였던 관계에서 기인했습니다. 당시의 경제상황을 살펴보면, 온두라스의 영토는 엘살바도르보다 5배가량 넓습니다. 그런데 인구는 온두라스 260만명, 엘살바도르는 370만명 정도로 엘살바도르가 더 많았죠. 엘살바도르는 심각한 인구 과잉 문제에 골머리를 앓습니다. 이 때문에 농지가 부족한 엘살바도르인들은 무단으로 대거 온두라스 영토로 넘어와 농사를 짓기 시작했고, 온두라스는 계속해서 엘살바도르 측에 항의했지만, 엘살바도르는 그냥 좌시하고만 있었습니다

 

분노한 온두라스는 1969년 토지 개혁을 실시하여 엘살바도르인이 점유한 자국 영토를 몰수하여 자국민들에게 분배해버립니다. 이 정책으로 인해 엘살바도르는 온두라스에게 큰 불만을 표출하고, 두 나라의 감정의 골은 깊어지기 시작했는데요. 그때 마침 월드컵 예선이 펼쳐졌고, 양국 국민들의 감정이 터져버린 것입니다.

 

이 전쟁의 여파는 컸습니다. 5일 동안 수천 명의 사람들이 사망하고 2,000만 달러에 달하는 재산피해가 발생했습니다. 온두라스는 엘살바도르의 상품수입을 금지하기까지 했으며, 엘살바도르는 온두라스와 단교를 선언하고 세계인권위원회에 온두라스의 만행을 규탄하고 제소하기도 했는데요.

 

이 전쟁으로 직업이나 농지를 소유하지 않은 엘살바도르인은 그 다음해부터 온두라스로 이민을 갈 수 없었습니다. 이는 농지는 적고 인구가 많은 엘살바도르에게 큰 부담이 되었는데요. 또 양국 간의 전쟁으로 중미 5개국에 의해 1962년 출범된 '중미공동시장(CACM)'이 침체되었습니다. 중미공동시장은 유럽공동시장의 성공을 모델로 하여 이 지역 경제발전을 위해 만들어진 경제 공동체였는데요. 이 공동체의 결성은 19세기 초 '중앙아메리카 연방'이라는 이름으로 독립을 달성한 후 지금의 5개국으로 나눠진 뒤, 다시 하나의 국가로 합쳐질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는데. 이 전쟁으로 인해 통합의 꿈은 무산되고 만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  아직 축구 전쟁은 끝나지 않았다.

 

지금은 축구로 인한 직접적인 전쟁 발생은 없겠지만, ‘축구 전쟁’이 없는 것은 아닙니다. 월드컵이 가져다주는 많은 경제적 이윤이 있기 때문인데요

 

대표적으로, 개최국이 되기 위한 ‘전쟁’입니다. KORTA(대한무역투자공사)에서 2010년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월드컵으로 인한 국민 소비액의 증가는 약 1 3,000억원이라고 합니다. 거기에 국가이미지 제고 효과도 더해지는데요. 일반적으로 월드컵 방송에서 1분당 광고단가가 100억 원 가량 되는데, 국가의 성적이 좋으면 엄청난 브랜드 홍보 효과를 누릴 수 있습니다. 더불어 수출증대, 지역경제 활성화 등 다양한 간접효과까지 수반되니, 개최를 위한 치열한 ‘축구 전쟁’을 치루는 것입니다.

 

실제로, 러시아 정부는 러시아월드컵으로 오는 2023년까지 국내총생산(GDP)이 총 260억∼308억 달러( 28462억∼333102억 원)가량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습니다. 가장 최근에 열린 2014년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FIFA의 이익만 해서 4조원 가량이 되었다고 하니 , 이외에도 엄청난 파급효과가 있었음을 짐작할 수 있죠.

 

이렇듯 월드컵이 가져다주는 경제적 효과는 어마어마합니다. 축구는 축구 이상의 의미를 가집니다. 축구공은 둥글지만, 때론 날카롭습니다. 이제는 전 세계인의 축제, 월드컵을 즐기실 때 조금 더 거시적 관점으로 바라보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 본 정보는 기획재정부 블로그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