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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6,651 좋아요 4 2017-12-21

소비자의 지갑을 열어라!

가격표에 숨겨진 비밀

 


 

물건을 구입할 때 모든 사람이 반드시 확인하는 것은 무엇일까요? 바로 가격표입니다. 가격은 소비자가 지불해야 할 돈의 액수를 뜻하지만 구매할 제품의 가치를 의미하기도 하죠. 비싼 제품을 할인가에 구매하면 ‘질 좋은’ 제품을 ‘합리적인’ 가격에 산 것이 되니 뿌듯함은 배가 됩니다. 하지만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가격표에는 소비자의 지갑을 노리는 다양한 ‘전략’ 내지 ‘꼼수’(?)가 숨어 있습니다. 가격표에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보도록 하겠습니다.

 

알면서도 현혹되는 가격 표기 트릭  

 

 

 

10,000원과 9,900원. 가격 차이는 불과 100원이지만 어쩐지 9,900원이 훨씬 저렴하게 느껴집니다. 앞자리 수가 달라져 그런 것인데요. 이미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해진 트릭이라지만 싸다고 느껴지는 심리적 효과에서 모두가 자유로울 순 없습니다. 사람들은 숫자를 볼 때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읽는 경향이 있습니다. 왼편에 위치한 첫 자리가 더 강렬하게 기억되기 때문에 앞자리는 가격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이는 ‘왼쪽 자릿수 효과’라고도 불립니다.

 

경제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은 이와 관련해 재미있는 실험을 했습니다. A그룹에는 ‘1x2x3x4x5x6x7x8’, B그룹에는 ‘8x7x6x5x4x3x2x1’라는 곱셈 문제를 주고 5초 안에 풀라고 지시했습니다. 이 문제의 답은 40,320입니다. 결과는 놀라웠습니다. A그룹의 오답 평균값이 512였던 반면, B그룹 평균값은 2,250이 나왔습니다. 이 실험 결과로 사람은 왼쪽에 위치한 첫 자리 수가 클수록 전체 값을 크게 판단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이 증명되었습니다.

 

화폐단위를 생략하는 전략도 종종 사용됩니다. 이를테면 ’50,000원’이나 ‘\50,000’이라고 쓰는 대신 ’50,000’이라고 숫자만 표기하는 것이죠. 화폐 단위가 노출될 경우 돈을 써야 한다는 것이 연상되기 때문이랍니다. 최근에는 화폐 단위 없애기에서 한 발 더 나아가 숫자를 줄여 표시하기도 합니다. 카페나 레스토랑에서 ‘3,000원’을 ‘3.0’으로 표시하는 것이 대표적입니다.

 

요금 추가 방식을 활용해 은근슬쩍 가격을 높이기도 합니다. 카페에 가면 “500원만 추가하시면 사이즈업 해드립니다.”라는 말을 쉽게 들을 수 있는데요. 이는 샷이나 휘핑크림 등 다양한 옵션을 마련해 더 소비하도록 자극하는 방법입니다. 인터넷 쇼핑을 할 때 ‘최저가’로 소비자들을 낚은 다음 구매 시 각종 조건을 붙여 가격을 높이는 것도 비슷한 전략입니다.

 

가격 배치가 소비를 결정한다
가격을 어디에 배치하느냐도 소비 심리에 중요한 영향을 미칩니다.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메뉴판 상단에 값이 꽤 나가는 음식을 올려둡니다. 비싼 음식을 보고 나면 하단에 있는 음식 가격이 상대적으로 싸다고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이를 앵커링 효과(Anchoring effect) 혹은 정박 효과라고 부릅니다. 배가 항구에 닻을 내리면 움직일 수 없는 것처럼 처음 보게 된 숫자가 가격의 판단 기준이 된다는 것이죠. 또 레스토랑에서 높은 가격의 음식을 메뉴판에 적어두면 전체적인 식당의 품격을 높이는 부수적인 효과도 누릴 수 있답니다.

 

할인가를 표시할 때도 배치에 따라 체감 할인율이 달라집니다. 미국 웨인주립대, 인디애나주립대, 뱁슨대 소속 연구진이 시행한 소비자 평가 연구는 정상가와 할인가를 효과적으로 배치하는 방법에 대한 힌트를 줍니다. 바로 ‘뺄셈 원리’를 활용하는 것입니다.

 

100-86과 -86+100 두 가지 수식이 있습니다. 뺄셈 원리에 따르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번째 수식의 답을 더 쉽게 구합니다. 가격을 표시할 때도 이 원리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정가 35,000원을 왼쪽에 표시하고, 할인가 29,000원을 오른쪽에 넣으면 할인액 6,000원을 쉽게 도출할 수 있어 소비자가 물건을 구매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단 가격 계산이 너무 쉬울 때, 할인율이 지나치게 높거나 낮을 때는 뺄셈 원리가 큰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오늘만 반값 할인! 진짜 할인된 가격 일까? 

 

 

 

‘SALE’이라는 문구는 우리 모두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단어가 아닐까 싶은데요. 파격적인 할인은 사람들의 소비욕을 자극하지만 때론 진짜 할인된 가격이 맞는지 의심이 들기도 합니다. 대표적으로 의류는 할인가가 정상가 수준인 경우가 많습니다. 우리나라에서 정가로 팔리는 옷은 전체의 30% 안팎으로 추정됩니다. 출시 후 시간이 좀 지나면 정해진 할인율에 따라 이월상품으로 판매됩니다. 그마저도 팔리지 않은 옷은 무게로 가격을 매겨 땡처리 상품으로 나갑니다. 이러한 매출 구조 때문에 실제 옷 가격 자체가 처음부터 높게 책정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요즘 대형마트나 편의점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1+1’이나 ‘2+1’ 상품은 할인 정도를 잘 따져보는 것이 좋습니다. 1+1은 하나를 사면 하나를 덤으로 주는 할인 행사를 말합니다. 하지만 정상가로 2개를 구매하는 것과 1+1 제품을 사는 것에 별반 가격 차이가 없도록 제품을 구성하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제품 가격 자체를 높인 뒤 2개 이상을 사도록 유도하는 전략으로 악용되고 있는 셈입니다.

 

최근에는 대평마트에서 ‘초특가’로 광고한 제품의 실제 할인율이 0% 라는 것이 밝혀져 논란이 됐습니다. 반값 할인 제품이라고 했던 것이 사실상 10% 할인에 그친 경우도 있었죠. 심지어 행사 직전에 가격을 7배나 올려 1+1 행상에 활용한 사례도 보고됐습니다. 싸게 판다는 말에 ‘혹’하는 것이 사람 심리라지만 제품이나 서비스 가격을 한층 꼼꼼하게 따져보는 예민함을 갖출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 본 정보는 산업통상자원부BLOG에서 제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