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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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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5,814 좋아요 5 2017-11-14

더 이상은 곤란하다...!
달면 뱉으세요. 당분과의 전쟁

 

 

단 맛에 대한 선호는 인간의 본능이다. 인간의 본능에 제동을 걸고 나설 때이다. 우리 식탁에서 당분의 섭취는 어느 정도 수준일까? 세계 최대 설탕 소비국 중 하나이고 비만 문제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멕시코와 일부 국가에서는 설탕세를 도입하기도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당분의 섭취량은 여전히 줄어들고 있지 않다. 달콤함에 열광하고 있는 우리들은 괜찮은 것일까?

 

몸에 안 좋은 것은 알지만 ‘너무 달콤해’
감미료의 대표적인 설탕이 소금, 밀가루 등과 해로운 3백(白)식품으로 꼽히기 시작한 것이 어제 오늘의 일은 아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이미 설탕을 비만의 주범으로 지목하면서 하루 50g이던 권장 섭취량을 25g으로 낮추도록 권고한 바도 이미 오래 전이다.

 

식약처에서 발표한 한국인의 당분 섭취량 조사 결과를 보면 2012년에 이미 65.3g으로 WHO와 FDA의 권고량을 넘어섰다. 더욱 더 심각한 것은 어린이나 청소년의 경우 평균을 훌쩍 뛰어 넘는 위험한 수준으로 당분을 섭취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에 정부에서는 탄산음료의 학교 내 판매를 전면 금지시키기도 했지만 실제로 당분 섭취를 감소시키기에는 역부족이다.  

 

문제가 되는 당분은 정제된 형태로 식품 가공 시에 첨가되는 모든 당분이다. 가장 흔히 사용하는 설탕은 물론이고, 음료 등에 주로 첨가되는 액상과당도 포함이 된다. 뿐만 아니라 꿀이나 메이플 시럽, 아가베 시럽 등 ‘천연’을 강조하는 각종 감미료와 과일주스에 들어있는 당분까지도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현실적으로 만만치 않은 당분 섭취  

 

 

 

실제로 세계보건기구에서 권고하는 50g 이하로 당분의 섭취를 제한하기가 그리 만만치 않다. 콜라 한 캔만 마셔도 25g은 훌쩍 넘는다. 건강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하기 쉬운 이온음료나 발효유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또 커피믹스 한 봉에만 약 6g의 설탕이 들어있다. 여기에 지난해부터 우리 사회를 강타했던 ‘허니’열풍은 당분의 섭취를 더더욱 부채질했고,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는 디저트 까페 역시 당분 소비를 부추기면서 인기 고공행진 중이다. 우리가 무심코 손을 뻗는 간식들로 하여금 기준치 기준치 이상을 섭취한다.

 

2013년을 기준으로 한국 국민 한 명당 가공식품을 통한 하루 평균 첨가당 섭취량은 약 45g. 전체적으론 WHO 기준인 50g엔 못 미친다. 하지만 연령대별로 봤을 땐 유아(3~5세)·청소년(12~18세)층이 기준치를 넘는 첨가당을 섭취하는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음료류를 통한 첨가당 섭취가 많았다. 음료 속에 의외로 당이 많이 들어 있다. 건강식품으로 알려진 플레인 요구르트 1팩(300mL)에 초코파이 3개에 육박하는 35g의 당이 들어 있다. 유아는 주로 주스와 초코우유 같은 가공우유, 청소년은 탄산음료를 통해 첨가당을 섭취했다. 성인의 경우는 커피가 주범이다.

 

 

설탕에 길들여진 입맛, 가정에서부터 줄여나가기
심지어 일상적으로 먹는 한식조차도 지나치게 단맛이 강해지고 있다. 불고기 양념도 달착지근하고, 생선조림도 달달하다. 원래는 달지 않았던 전통 떡들도 이제는 달콤함이 대세다. 인기 쿡방의 한 요리사는 심지어 된장찌개에도 설탕을 넣어 텁텁한 맛을 잡아주라고 말한다. 수정과나 식혜 등의 전통음료도 지나치게 단맛이 강하고, 각종 과실주 역시 다량의 설탕을 넣어 만들기 때문에 술 마저도 달콤하다.

 

분명한 것은, 점점 더 강렬한 단맛에 익숙해져가는 우리 입맛에 이제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혀의 미뢰에는 맛을 느끼는 감각세포들이 2주마다 새로이 교체된다. 단 맛에 길들여진 입맛을 돌리려면 혀 미뢰의 감각을 천연의 맛에 익숙해질 수 있도록 되돌리는 것이다. 어릴 때부터 단 맛에 노출되면 성인이 됐을 때 더 단 것을 찾게 되기 때문에 아이들이 너무 일찍 달콤한 음식에 맛들이지 않도록 신경을 써야 한다. 설탕을 단 칼에 끊기는 힘들기 때문에 가공식품, 청량음료, 과일주스처럼 설탕이 많이 들어간 음식부터 줄여야 한다.

 

이미 단맛이 우리의 건강을 위협하는 치명적인 독(獨)일 수 있다는 사실을 뒷받침하는 연구 결과들은 충분하다. 단기불황에는 매운맛이, 장기불황에는 단맛이 유행한다는 사회학자들의 분석이 틀렸기를 바라며, 우리 입맛도 제자리를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