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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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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8,032 좋아요 5 2018-04-09

식탁 위 밥상

항생제 식품 줄이고, 안전하게 먹기

 

 

 

한적한 시골, 바닷가 마을로 내려가 연예인들이 직접 텃밭에서 키운 채소, 직접 잡은 생선들로 하루 삼시세끼를 해 먹는 프로그램이 인기를 끈 적이 있다. 흔하게 살 수 있는 가공식품도 볼 수 없을 만큼 한 끼니의 상차림에서 먹지 않고 보기만 해도 건강할 만큼의 한 상차림이 관심을 사로 잡았었다.
프로그램 속 한 상 차림은 늘 건강할 것 같은데, 지금 우리의 식탁은 안전할까? 농약이 묻어 있는 채소, 항생제 범벅의 육류, 곰팡이 독소 발효식품 등 식품 안전에 대한 불안감이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 실제이다.

 

마트 안 축산물 제품, 항생제 ‘제로’일까?
축산물 코너에 가면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표시가 있는지 확인하게 된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우유에 이르기까지 저마다 인증마크를 달고 일반 축산물보다 많게는 30%까지 비싼 가격에 판매되고 있다. 정말 항생제를 쓰지 않고 키울까?

 

농림축산검역본부의 ‘식육 잔류물질 검사’ 자료에 따르면, 기준치 이상 항생제를 썼다가 적발된 경우가 2011년 2.15%에서 2016년 5.51%로 증가했다. 항생제를 써도 듣지 않는 슈퍼박테리아 출현율도 더 높아졌다.

 

사료에 항생제가 들어간 사료를 2012년부터 금지되었다. 그런데 정부 기준에 따르면 무항생제와 일반 축산물의 차이는 동물을 도축하기 전 며칠 동안 항생제 사용을 금지하는 ‘휴약기간’을 늘렸다. 예를 들어 돼지고기가 출하 전 5일 동안 어떤 항생제 사용이 금지돼 있다면, 무항생제는 열흘 동안 이 약품을 쓰지 못할 뿐, 항생제로 키우는 것은 똑같다. 일반 축산물 기준으로 휴약기간만 지키면 거의 모든 약물이 배출되기 때문에 위생과 안전도 측면에서 무항생제와 일반 축산물의 차이는 없다고 보는 것이 맞다. 결국 항생제를 똑같이 사용하고 별 차이도 없는 축산물을 인증만 믿고 비싸게 사먹는 것이다.

 

 

 

항생제는 물론 약으로 복용하는 것이지만, 항생제를 직접 약물로 복용하지 않아도 항생제 내성이 생길 수 있다. 사람이나 축수산물에 쓰는 항생제의 성분이 같기 때문인데, 닭고기나 돼지고기를 키우거나 새우 양식 등의 축수산물을 키울 대 항생제를 먹이면 쉽게 병에 안 걸리고 잘 자라기 때문에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이렇게 키운 닭고기와 돼지고기 같은 육류와 우유, 계란 같은 식품들에는 항생제 성분이 포함되어 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같은 항생제를 먹여 키운 축수산물처럼 안전하지 못한 식재료들은 우리 몸에 항생제 내성을 키울 수 있있어 안전한 식재료를 선택하는 것도 약 성분을 살피는 것만큼 중요하다.

 

항생제, 어느 식품에 들어가 있을까?  

 

 

 

고기의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어떤 사료를 먹고 자랐느냐, 어떤 환경에서 자랐느냐가 되어야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와 일본에서는 질긴 고기를 선호하지 않는 소비자들 때문에 소들이 움직이지 못하게 사육하거나 아예 거세하는 방법을 이용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좁고 지저분한 우리에서 대량으로 사육하다 보면 수많은 질병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이런 질병들을 예방하기 위해 각종 항생제를 비롯한 수많은 약품을 사용하기도 하고 방사선 조사로 세균을 죽이기도 한다. 또 가축이 더욱 빨리 자라게 하기 위해 성장촉진제를 투여하는 건 기본이다.

 

수입 돼지고기에서는 항생제가 많이 검출되는 편이다. 항생제는 고기 속에서는 시간이 흐르면 대부분 적은 양만 남게 되지만 뼈 속에서는 분해되지 않고 그대로 남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가장 먹이 먹는 육류 중 하나가 닭 고기이다.


대부분 값싸게, 빨리 그리고 대량으로 기르기 위해 평당 60~65두의 닭을 기르고 있는 실정이다. 이러한 밀식 사육은 닭을 거의 움직이지 못하게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을 수밖에 없다. 안 그래도 운동이 부족한 상태에서 살을 더 찌우고 빨리 키우기 위해 성장호르몬과 각종 사료를 먹이는데, 이 과정에서 병에 걸리기 쉬우므로 항생제를 수시로 먹이는 등 사육 환경이 열악하기 짝이 없다.


닭이 낳은 알, 즉 달걀도 문제이다. 특수 영양란의 경우 비타민이나 요오드 등을 더 많이 넣은 사료를 먹여 영양가가 좀 더 많을 수 있지만, 어떤 영양소가 더 추가되었느냐를 따지기 전에 고민해야 할 것은 항생제나 호르몬이 투여되었느냐 하는 문제이다.

 

 

 

실제로 다제내성균(슈퍼박테리아)의 출현율이 심각하다. 농림축산검역본부 자료에 의하면, 전국 각지에서 도축된 가축의 내성균을 검사한 결과, 닭고기의 경우 3종류 이상 항생제에 내성을 가진 살모넬라균이 2011년 22.5%에서 2016년 73.7%까지 검출됐고, 황색포도알균 다제내성균의 경우 돼지고기는 35.6%에서 69.6%로, 소고기는 17.4%에서 27.6%로 증가했다.

 

항생제로부터 밥상을 지키는 법
먹을거리의 안전은 우리 사회의 초미의 관심사이다. 고기 자체에서 생긴 질병이라기보다 공장식 농장에서 비롯된 질병이지만, 역시 인간이 고기를 탐해온 탓에 생긴 것이다. 고기를 상당 수준 포기하지 않는 이상 인간은 스스로 만든 이런 질병들에 계속 노출될 수밖에 없다.

 

안전한 사료를 먹고 쾌적한 공간에서 자라난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사용하지 않고 유기 축산을 통해 기른 가축의 고기를 먹으면 우리의 건강을 담보할 수 있다.

 

성장촉진을 위한 사료용 항생제와 치료용 항생제는 강력한 내성균을 만들어내므로 약물뿐 아니라 음식을 통해 섭취하는 항생제 또한 줄여야 한다. 실제로 상당량의 항생제가 가축 사육장에서 쓰여지고 있어 항생제 내성균의 피해를 막으려면 일상에서 음식물을 고를 때 더 많이 주의해야 한다.

 

돼지의 경우 항생제를 투여하면 삼겹살 사이사이의 지방에 그대로 축적된다고 한다. 그러므로 삼겹살을 구워 먹지 않고 삶아 먹는 것도 좋은 대안이 될 수 있다. 같은 외국산이라고 하더라도 좋지 않은 사육환경에서 곡물을 먹고 자라는 미국산 소고기보다는 초지에 방목해서 키우는 호주산이나 뉴질랜드 산이 조금 더 안전하다고 할 수 있다.


닭고기는 껍질에 지방이 많을 뿐만 아니라 일반 닭의 경우 항생제나 호르몬제가 껍질에 남아 있을 우려가 있으므로 껍질은 제거하고 먹도록 한다. 남은 것을 보관할 때는 곧바로 냉동 보관해야 한다. 달걀 중에서는 합성항생제와 합성항균제, 성장호르몬제를 급여하지 않은 닭이 낳은 무항생제 유정란이 가장 좋다.

 

무항생제 식품만을 먹을 수는 없지만 항생제 섭취를 줄이도록 노력한다면 이는 식품안전을 위협하는 항생제로부터 건강을 지킬 수 있는 방법 중 하나가 될 것이다. 그래서 소비자에게 보다 안전하게 공급하게 위해서 정부가 안전성을 인증해주는 제도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