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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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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회수 107,889 좋아요 4 2018-04-23

잘 알아듣지 못해 답답한

노인성 난청

 

 

할아버지와 가끔 통화를 할 때는 언제나 회사 사무실 밖으로 나오게 된 다는 직장인 손주 이 씨. 이유는 최대한 큰 소리로 말을 하기 위해서 이다.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는 것보다 큰 소리로 말을 해도 연로하신 할아버지는 잘 알아듣지 못해 답답해 하신다. 어떤 말을 알아들으면서도 또 어떤 말을 왜 알아듣지 못하시는 걸까? 젊은 시절만큼 다시 들릴 수는 없지만, 노인성 난청의 경우도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와 청각재활을 통해 앞으로의 노후 생활의 적응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

 

‘밥’과 ‘밤’ 비슷한 말도 구분이 안 되는, 노인성 난청
노인 연령층에서 나타나는 청력 상실을 노인성 난청이라고 한다. 청력 상실은 40세 이후부터 조금씩 시작되어 65-74세 사이에서 약 25%, 75세 이상에서 50% 이상의 유병률을 보이는 흔한 만성질환 중의 하나이다. 대개는 남성이 여성보다 낮은 연령에서 청력 감소가 시작되고 빠르게 진행한다.

 

난청이 되면 실제로 소리가 어떻게 들릴까? 구분이 안 된다. 말은 들려도 그 말의 소리가 들리기만 할 뿐 ‘아’인지 ‘어’인지를 구분 못하는 것이다. 노인성 난청은 고음역의 손상이 심해 어음의 이해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트’, ‘츠’,‘스’와 같은 자음을 인지하지 못하게 된다. 특히 어린아이들의 목소리는 주로 고음이고 빠른 속도로 말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들리기는 하지만 이해하기 어려워 종종 “우리 손자녀석이 뭐라고 하는지 도통 알아들을 수가 없어요”라고 호소하는 것이다.

 

또한 가청영역 이상의 소리를 지나치게 크게 인지하게 되는 누가 현상 때문에 가청영역이 축소되어 작은 소리는 너무 작아서 듣지 못하고 큰 소리는 시끄러워서 듣지 못하게 된다. 시끄러운 곳에 가면 사람들과의 대화가 거의 불가능해지며 소리가 나는 곳의 위치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어 휴대전화를 찾기 힘들다고 호소하는 경우이다. 그래서 소리 자체가 작게 들릴 뿐 아니라 일부가 없어지거나 뭉쳐서 들려 이해하는 것이 더 어려운 것이다.

 

착용에 대한 편견 없애기, 보청기
시력이 저하되면 안경을 사용하듯이 청력이 저하되면 보청기의 사용도 필요할 때도 있다. 적절한 보청기를 사용하면 도움을 얻을 수 있는데 주변에는 보청기를 맞추고도 회피하는 경우가 많다.
노인성 난청의 유병률은 증가하고 있지만 보청기나 인공와우 등 청각재활기구를 사용하는 사람은 난청환자 중 14.6% (남자 22.1%, 여자 8.4%)에 불과한 것으로 조사되었다. 대부분 보청기에 대한 나쁜 편견을 가지고 있어서이다. 겉으로 보이는 보청기의 외형이나 주변의 시선보다는 보청기를 착용해서 얻는 전체적인 만족감이나 청각재활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일상생활에 좀 더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보청기는 귀에 거는 귀걸이형부터 귀 속에 쏙 들어가 보이지 않는 초소형 고막형 보청기까지 매우 다양한 형태로 보청기가 소리를 내기 위해서는 크게 세 가지의 처리 과정으로 구분된다. 마이크를 통해 외부의 소리를 받아 들이면 마이크를 통해 들어온 소리를 앰프에서 증폭을 하고 증폭한 소리를 리시버를 통해 귀로 전달된다.

 

[보청기의 원리] 

 

보청기 착용의 정확한 시기는 없지만 통상 청각 역치가 50데시벨을 넘어가면 조용한 실내공간에서의 대화에 조금씩 지장을 받기 때문에 보청기를 착용하는 것이 좋다. 보청기를 착용하는 과정은 우선 이비인후과 전문의에 의한 진찰 → 정확한 청력상태의 파악을 통한 결정 → 보청기의 종류, 형태에 따른 적절한 선택 → 초기착용 → 적응시간 → 조절(피팅) → 적응과 조절을 한 달여간 반복 → 장기착용 의 과정을 밟게 된다. 기계로 증폭된 소리는 이전의 소리와 똑같을 수 없기 때문에 한 달 이상의 조절과 적응 기간이 필요하다.

 

또 다른 치료 방법으로는 귀속에 인공와우를 이식하여 청력을 회복하는 인공와우이식술이다. 노인성 난청 환자에서 인공와우이식은 양측 청력이 70 데시벨 이상의 영구적 감각신경성 난청이 있고 문장언어평가 결과가 50% 이하인 경우 고려하며, 수술 후 의사소통 수단으로 인공와우를 사용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되는 경우에는 제외하고 있다.

 

스스로의 노력, 주변사람들의 대화 예절
청력은 가장 중요한 의사소통의 수단임과 동시에 나이가 들어가면서 청력이 저하되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기도 하다. 말하기와 듣기를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의사소통이 아주 유쾌하고 편안하게 이루어질 수도 있고 반대로 아주 끔찍한 경험이 될 수도 있다.  그렇기 때문에 말을 하는 사람은 다른 크기의 음을 듣기 편한 크기로, 시끄러운 주변 환경에서 대화의 소리를 이해할 수 있도록 주변 사람들의 도움도 필요하다.

 

 

 

미국의 작가이자 최초의 시청각장애인이었던 헬렌 켈러(Hellen Keller)는 시각과 청각손상에 대해 비교해 달라는 질문에 대한 대답이다. “시각손상은 사람을 사물로부터 멀어지게 하지만, 청각손상은 사람을 사람으로부터 멀어지게 한다.” 실제로 청력장애로 인한 사람들과의 단절은 고립감을 느끼게 하고 가족과 친구들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어 우울증을 초래할 수 있다. 때문에 난청을 치료하는 것은 원인이 무엇이든 간에 노년기 우울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는 방법 중의 하나이다.

 

난청은 말 그대로 노화에 따른 현상이지만, 식생활이나 소음노출 등 환경적인 요인도 있다. 치료에 앞서 귀에 독성이 있는 약물이나 주위의 소음, 술, 담배, 스트레스 등을 피하는 것이 중요하고, 고혈압이나 당뇨 등의 만성 질환을 예방하고 적절히 관리하는 생활 자세가 필요하다.